대구중앙도서관 100주년 역사성·상징성 상실 우려

입력 2019-08-12 04:04
대구시립중앙도서관이 올해로 개관 100주년을 맞았다. 사진 위쪽은 1919년 8월 10일 경북도청(현 경상감영공원) 뇌경관에서 대구부립도서관이라는 명칭으로 개관한 모습. 사진 중앙은 1924년 현재의 대구시청 부지로 도서관을 신축해 이전한 모습. 사진 아래는 1985년 중구 동인동에 건물을 신축·이전한 현재의 중앙도서관 모습이다. 대구교육청 제공

대구의 대표 도서관 역할을 해온 대구시립중앙도서관(이하 중앙도서관)이 100번째 생일을 맞았다. 하지만 새로운 대형도서관 신축과 국채보상운동 자료관(아카이브) 건립에 따른 기능 축소가 예상되면서 이 도서관의 역사성과 상징성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1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중앙도서관은 1919년 8월 10일 경상북도청(현 경상감영공원) 뇌경관에서 대구부립도서관이라는 명칭으로 개관했다. 당시 우리나라의 두번째 공공도서관이었다. 85년 현재 위치(중구 동인동)로 옮겨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2011년 3월 대구의 대표도서관으로 지정됐다. 장서 52만4000여권, 논문 3만5000여편, 시청각자료 1만6000여점, 전자자료 10만8000여점을 보유, 시민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대구시가 오는 2021년까지 남구 대명동 미군기지 캠프워커 헬기장 이전터에 연면적 1만4350㎡ 규모로 대구도서관(가칭)을 건립할 예정이라 대표도서관 기능을 상당부분 이 신축 도서관에 내어줄 전망이다. 거기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을 보관·전시할 아카이브를 중앙도서관에 조성키로 해 입지는 더 좁아지게 됐다.

그러자 대구에선 “중앙도서관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정치인과 학계·문화계 인사들은 “중앙도서관의 역사성을 보존하기 위해서라도 국채보상운동 아카이브는 다른 장소에 따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구시는 오해라는 입장이다. “중앙도서관을 없애고 아카이브 전용 공간을 만들려는 게 아니다”며 “중앙도서관 유휴공간에 박물관 기록관을 조성하고 복합문화공간 역할을 하는 라키비움(Larchiveum) 구조로 변경하려는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