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V리그 삼성화재 블루팡스의 ‘쌍포’였던 라이트 박철우(34)와 레프트 타이스 덜 호스트(27·네덜란드)가 2020 도쿄올림픽 본선행의 길목에서 적으로 만났다.
임도헌(47) 감독이 이끄는 남자 배구대표팀은 9일(한국시간) 밤 11시 네덜란드와 올림픽 세계 예선 B조 1차전을 갖는다. 세계 랭킹 2위 미국, 유럽의 강자 벨기에(12위)와 함께 편성된 B조에서 한국(24위)과 네덜란드(15위)는 상대적 약체로 평가된다. 한국과 네덜란드는 서로를 상대로 패배하면 각조 1위에만 허용되는 올림픽 본선 직행의 희망조차 갖기 어렵게 된다.
네덜란드는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을 앞선다. 한국은 네덜란드와 통산 전적에서 8승 36패로 열세에 있다. 2010년 이후 12경기에서도 2승 10패로 밀렸다. 더욱이 세계 예선 B조의 모든 경기는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린다. 한국의 입장에선 원정경기인 셈이다.
한국의 주포 박철우의 임무는 그래서 막중하다. 박철우는 세계 예선에서 가장 중요한 일전이 될 네덜란드와 승부에서 옛 동료 타이스와 대적한다. 타이스는 지난 시즌까지 삼성화재에서 박철우와 호흡을 맞췄다. 박철우가 오른쪽, 타이스가 왼쪽 공격을 책임졌다. 타이스는 신장 205㎝의 큰 키로 높은 타격점에서 내리꽂는 힘이 강력하다.
타이스의 스파이크 높이는 365㎝, 블로킹 높이는 345㎝로 측정됐다. 이런 힘과 높이를 앞세워 지난 시즌 V리그 남자부에서 879점을 뽑아 득점 부문 1위에 올랐다. 다만 리시브에 다소 약하다. 임 감독은 지난달 18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세계 예선 출정식 격으로 가진 대표팀 미디어데이 때 타이스의 허약한 수비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겠다는 복안을 밝혔다.
한국은 2000 시드니올림픽을 마지막으로 본선 진출을 이루지 못했다. 도쿄올림픽에서 20년 만의 본선행을 노리고 있다. 세계 예선에서 탈락해도 내년 1월 아시아 예선에서 다시 본선 진출의 기회를 노릴 수 있다. 임 감독은 “강팀들을 상대로 치열하게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