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일 갈등에 ‘창의적 해법’ 촉구… 국무부 “계속 관여할 것”

입력 2019-08-09 04:07
사진=뉴시스

마크 내퍼(사진) 미국 국무부 한국·일본 담당 동아시아·태평양 부차관보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한·일 관계와 관련해 “미국은 이 문제에 계속 관여할 것이며, 우리의 두 동맹국 사이 대화를 촉진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내퍼 부차관보는 주한 미국대사와 주일 미국대사 특별보좌관을 지내 양국 정세 모두에 정통한 인사다.

내퍼 부차관보는 7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이 워싱턴DC에서 ‘한·일 무역분쟁’을 주제로 연 세미나에 참석해 격화되고 있는 한·일 갈등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개회사를 통해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 두 나라 모두에 피해가 돌아간다”며 “최근 몇 달간 양국 사이 신뢰를 손상시킨 정치적 결정들에 대해 어느 정도 자아성찰을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과 일본 모두에 악화된 양국 관계를 개선시킬 책임이 있다. 미국은 두 나라가 창의적인 해법을 위한 공간을 찾길 희망하며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내퍼 부차관보는 한·일 양국 지도자들을 향한 당부의 말도 전했다. 그는 “경제와 안보 영역에서 두 나라의 동맹 관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긴장상태를 막기 위해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믿는다”며 “양국 지도자들에게서 침착하고 명확한 발언들이 나온다면 각자의 나라에 비슷한 반응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조언했다.

내퍼 부차관보는 아태 지역에서의 한·미·일 3국 동맹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안보, 투자를 넘어 미국은 한국·일본과 함께 수많은 지역적·국제적 도전에 맞서 협력하고 있다”며 “북한과 중국, 러시아가 야기하는 공동의 도전에 직면해 있는 이 시기에 세 나라의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관계가 특히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러시아와 중국이 동해상에서 합동정찰 비행에 나선 것에 대해서도 “악화된 한·일 관계를 틈타 감행한 3국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라며 “도전자들이 이 지역에서 더 이상 한·미·일 사이에 끼어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내퍼 부차관보의 발언에 대해 “이례적으로 솔직했다”며 “반세기 만에 최악으로 치달은 한·일 갈등에 대한 미국의 깊은 우려를 드러낸 것”이라고 전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