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중이염이 완치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수술입니다. 빠르게 치료해야 청력을 보존할 수 있습니다” 신승호 이대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수술이 무섭고 치료과정이 오래 걸릴까 두려워 방치하는 만성중이염 환자들이 많아 안타깝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 교수는 오랫동안 귀가 잘 안 들리고 가끔 귀에서 고름이 나온다면 만성중이염을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이염은 중이강 내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만성중이염이라 진단한다. 가벼운 질환이라 여기기 쉽지만 만성중이염은 오래될수록 더 위험하다. 염증이 고막과 소리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소골을 손상시켜 어지럼증은 물론 청력 소실을 야기하는 등 삶의 질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
의료계는 만성중이염의 유일한 치료법으로 ‘수술’을 꼽는다. 약물치료로 비교적 쉽게 호전되는 급성중이염과 달리 만성중이염은 고막 천공, 진주종 등 구조적 문제가 동반되기 때문에 반드시 수술 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 만성 중이염에서 단순 고막 천공만 있고 염증이 없다면 일일 입원으로 1시간가량 비교적 간단한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다만, 만성중이염과 진주종이 같이 있는 경우에는 고도의 술기가 요구된다. 진주종은 고막 안쪽에 생기는 진주 모양의 종양으로 고막 안과 바깥쪽의 압력을 조절해 주는 이관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경우 고막 내 압력이 낮은 쪽으로 케라틴이 쌓여 진주종을 형성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진주종은 주위 조직과 뼈를 파괴하면서 커지는 속성이 있다. 조기에 치료하면 청력 등 손상된 기능을 복원할 수 있지만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청력을 완전히 잃거나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수술 이후에도 재발률이 높아 환자에 맞는 수술 방법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신승호 교수는 자신만의 특수한 수술 방법으로 ‘유양돌기 삭개술 및 연부외이도 재건’을 시행하고 있다. 회복기간이 짧은 대신 재발률이 높거나 수술 후 미관상 부자연스러운 부분 등 기존 수술의 단점을 보완한 방법이다. 신 교수는 “기존 수술법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외이도를 제거하면서 외이도 피부를 절개하지 않는 방법을 고안했다”며 “만성중이염 환자들이 수술 후 겪는 생활 속 불편을 해결하고 싶어 그동안 여러 문헌과 수술법을 고찰한 결과”라고 전했다. 이어 “외이도 피부에 절개를 하지 않고 구멍 난 외이도만 근막으로 막아주면 외이도 피부가 원래 위치에 있으면서 연부외이도가 형성이 되게 된다. 이렇게 하면 수술 후 진물이 장기간 나오지 않고 재발률도 낮고, 외이도 입구를 크게 만들지 않아도 되며, 수술 후 장기간의 상처 소독이 필요하지 않다.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만성중이염, 특히 진주종이 동반된 경우에는 초기에 빨리 치료해야 한다. 대화를 할 때 잘 못 알아듣는 경향이 있으면서 종종 귀에 고름이 나온다면 만성중이염을 의심해봐야 한다”며 “만성중이염 수술 후 3주~1달 정도면 수영도 가능할 정도로 회복이 빠르다. 무작정 방치하지 말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미옥 쿠키뉴스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