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사성 오염수 100만t 방류 추진… 한국 특히 위험”

입력 2019-08-08 00:10

일본이 바다에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 100만t의 방류를 추진하고 있어 한국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국제환경단체 전문가의 주장이 나왔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7일 페이스북에 숀 버니 그린피스 수석 원자력분야 전문가가 전날 ‘이코노미스트’에 기고한 ‘일본 방사성 오염수에 한국 노출 위험 커져’라는 제목의 글을 공유했다(사진).

이 기고문에서 버니 수석은 “한국은 세계무역기구(WTO)의 최종 판결로 일본 후쿠시마 인근 지역 수산물을 수입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더 큰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며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전에 쌓여있는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 100만t 이상을 태평양에 방류할 계획을 추진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버니 수석은 “오염수가 해류를 타고 바다를 순환하기에 태평양 연안 국가들도 방사성 물질에 노출될 수 있다. 오염수가 후쿠시마 해안으로 흘러나오면 부근의 어업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특히 한국은 위험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염수 100만t을 바다에 흘려보내면 17년에 걸쳐 7억7000만t의 물을 쏟아부어 희석해야 한다. 바다를 오염시키지 않고 오염수를 방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도쿄전력은 지난 8년간 오염수를 처리하려고 애썼지만 번번이 실패했다”며 “아베 신조 정부는 오염수 위기에 대해 한마디도 꺼내지 않고, 불리한 뉴스가 나오면 아예 침묵한다”고 지적했다.

버니 수석은 후쿠시마 원자로 노심이 녹아내리면서 생긴 고준위 방사성 물질(용융 핵연료)이 가장 큰 위험요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하수가 원자로에 들어가 용융 핵연료에 노출되면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로 탈바꿈한다. 이 탓에 100만t 이상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가 생겼다”며 “원자로 밑으로 지하수가 계속 들어오고 있어 오염수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일본의 방사성 오염수 방류 추진을 “후쿠시마 해역뿐 아니라 태평양 연안 국가까지 위협하는 범죄행위”라고 비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