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 명단에 안보이던 김수현 ‘TK 출마’ 고심 중

입력 2019-08-08 04:03
사진=권현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보수의 성지’인 대구·경북(TK)을 내년 총선의 승부처로 삼고 본격적인 인재 영입에 나섰다. TK 공략의 첫 카드로 김수현(사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경북 지역 전략공천이 추진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해찬 대표가 최근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 전 실장의 출마를 강력하게 요청했다”며 “이런 뜻이 받아들여져 개각 인사에서 김 전 실장이 빠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자리에서 물러난 김 전 실장이 최근까지 보건복지부 장관 물망에 오르다 제외된 배경엔 이 같은 당의 요청이 있었다는 것이다. 한때 인사 검증 과정에서 결격 사유가 발견됐다는 말이 돌았으나 복수의 당 관계자는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경북 영덕에서 태어난 김 전 실장은 구미에서 어린시절을 보냈고, 경북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에 진학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김 전 실장은 민주당에서 찾기 어려운 경쟁력 있는 인재라서 이 대표가 꽤 예전부터 김 전 실장의 TK 출마를 염두에 뒀다”고 전했다. 다만 김 전 실장 본인은 아직 출마 여부를 결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번 결정에 문 대통령의 의중도 반영된 만큼 출마 결정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당직자는 “김 전 실장이 문재인정부 성공에 대한 의지가 강해 결국 당의 요청에 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그동안 TK를 비롯해 서울 강남·서초 등 보수의 텃밭이자 민주당의 불모지인 곳들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혀왔다. 지난 총선 때 김부겸 의원이 당선됐던 대구와 달리 경북에선 단 한 번도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적 없던 터라 경북 지역 공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당의 전략통 인사는 “지역 발전에 대한 요구가 높은 여론을 감안해 중앙정치 무대에서도 정치력을 발휘하고 인정받을 수 있는 중량감 있는 인물들을 내세워 인물론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김 전 실장 외에도 TK에 출마할 인재들과 접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에서는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 김현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구 차관은 특히 대구 동신초와 영신중·고를 졸업해 ‘동갑’ 출마가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민주당 대구시당 관계자는 “20대 총선과 달리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대거 당선된 민주당 기초의원들 덕에 내년 총선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전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