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6일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은 러시아 이스칸데르급으로 실전배치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평양 인근을 지나 동해상에 미사일을 떨어뜨리는 시험을 감행해 기술적 완성도를 과시하려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발사를 ‘신형전술유도탄 위력시위발사’라고 7일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사실도 공개했다. 그러면서 “서부작전비행장에서 발사된 전술유도탄 2발은 수도권 지역 상공과 중부내륙지대 상공을 비행해 동해상의 설정된 목표 섬을 정밀 타격했다”고 전했다.
황해남도 과일군 비행장에서 발사된 미사일은 평양과 남포 남쪽을 지나 대각선 방향으로 날아가 함경북도 김책시 앞바다의 바위섬을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사일이 바위섬을 때리는 사진도 공개됐다. 조선중앙통신은 “신뢰성과 안전성, 실전 능력이 의심할 바 없이 검증됐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번 발사를 통해 ‘북한판 이스칸데르’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지난 5월부터 이뤄진 시험발사 중 처음으로 김 위원장이 국방과학 부문 간부, 과학자 등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이 공개된 점을 거론하며 “이스칸데르급의 최종 개발과 전력화를 마쳤고 작전배치 및 양산화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북한은 최근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가 한국을 향한 엄중 경고라고 거듭 밝혔다. 노동신문은 이날 해설기사에서 “공격형 무기들을 반입하면서 외세와 함께 침략전쟁 연습에 광분하는 남조선 군부 호전광들에게 보내는 엄중한 경고”라며 “우리의 경고를 똑바로 새겨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에 대해 ‘별 문제 아니다’는 기조를 이어갔으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 상황을 주시한다”고 말해 미묘한 방향 전환을 시사했다. 볼턴 보좌관은 6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더 긴 사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합의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사이에 있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아주 주의 깊게 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도발에 트럼프 대통령이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분석된다. 또 너무 잦은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미국 내 대북 회의론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손재호 김경택 기자,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