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싸움 숨고르기에도 불확실성 여전… 국내 증시 혼조세

입력 2019-08-08 04:02
홍남기(오른쪽 두 번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홍 부총리, 최종구 금융위원장. 권현구 기자

미·중 환율전쟁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자 국내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6거래일 연속 내리며 1910선을 내줬다. 코스닥은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로 2% 넘게 오르며 겨우 웃었다. 이마저도 ‘위안화 쇼크’가 잠시 진정된 데 따른 일시적 반등일 뿐 증시 불확실성이 해소된 건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지수는 7일 전 거래일보다 7.79포인트(0.41%) 하락한 1909.71에 거래를 마쳤다. 2016년 2월 18일(1908.84) 이후 3년5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개인투자자의 ‘사자’에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980억원, 990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지수가 주저앉았다. 연기금 등(360억원)의 매수세는 주춤했다.


코스닥은 13.14포인트(2.38%) 오른 564.64에 마감하며 5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반도체 업종(4%) 등을 중심으로 기관과 외국인이 순매수를 보였다. 3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던 바이오기업 신라젠은 이날도 7.19% 내렸다. 한때 10조원을 넘었던 신라젠의 시가총액은 1조89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주춤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8.88포인트(0.32%) 떨어진 2768.68에 거래를 마쳤다. 일본 닛케이225종합지수도 68.75포인트(0.65%) 내린 2만0516.56에 머물렀다. 아시아 증시의 향방은 당분간 중국의 환율정책에 달렸다. 전날 중국 정부가 ‘위안화 환율 안정’ 방침을 밝힌 덕에 금융시장 충격이 잠시 가라앉았지만, 향후 중국 인민은행이 달러당 위안화 환율을 7위안 이상으로 고시하면 미·중 환율전쟁의 포성은 한층 커질 수 있다.

여기에다 시장의 시선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로 쏠리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과 경기 하강 우려가 커지면서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한 번 더 내려야 한다”며 ‘해결사’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금리 선물시장이 예측하는 연준의 ‘9월 기준금리 인하’ 확률은 85.8%에 이른다. 이런 기대감 속에 6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주가지수는 일제히 반등에 성공했다.

연준은 지나친 ‘금리 인하’ 압박을 경계하고 있다. 연준 내 대표적 금리 인하론자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마저 이날 전미경제학자클럽에서 “미·중 무역전쟁의 위협과 반격에 연준이 일일이 대처하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 향방, 연준 움직임에 따라 글로벌 경제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재선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