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의 2분기 실적이 줄줄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마케팅 출혈경쟁, 5G 기지국 투자 등으로 비용은 크게 증가한 반면 5G 가입자로 인한 매출과 영업이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실적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다만 고가의 5G 요금제 가입자 증가로 하반기엔 수익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KT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6조9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했다고 7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7.8% 줄어든 2882억원, 순이익도 2030억원으로 27.6% 감소했다. KT는 “지난 4월 본격 시작된 5G 사업이 성과를 보이며 전체 매출을 키웠지만, 5G 네트워크 투자와 마케팅 비용이 늘면서 이익은 줄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SK텔레콤은 영업이익이 지난해 2분기 대비 6.9% 하락한 3228억원을 기록했다. 자회사 실적을 제외한 통신 부문 실적만 보면 영업이익이 25.3% 줄어들면서 부진이 명확히 드러난다. 9일 실적 발표에 나서는 LG유플러스의 경우 증권가에서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통 3사의 실적하락 원인으론 5G 마케팅 비용 증가와 인프라 투자비가 꼽힌다. 이통 3사는 5G 상용화 직후 5G 스마트폰에 책정된 공시지원금을 일제히 올렸다. 또 가입자 유치 마케팅이 가열되면서 출혈경쟁이 이어졌다. 일부 매장에서는 불법 리베이트(판매장려금)까지 더해 100만원이 넘는 5G 스마트폰이 ‘공짜폰’으로 팔렸다.
다만 이통 3사 실적은 하반기에 나아진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통신사가 주력하는 5G 요금제는 월 8만원대다. 6만원대인 LTE와 비교해 고가인 만큼 5G 가입자가 늘어날수록 그만큼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ARPU)’이 상승한다는 것이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