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세대 인공심장 이식 첫 ‘생존 1000일’ 넘겨

입력 2019-08-07 18:27
삼성서울병원 심장뇌혈관병원 심부전팀이 인공심장 이식수술에 관한 회의를 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2016년 9월 12일 당시 76세에 3세대 인공심장(좌심실 보조장치)을 이식받은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생존 1000일을 넘겼다고 7일 밝혔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최신의 3세대 인공심장(좌심실 보조장치)을 이식받은 70대 환자가 국내 처음으로 ‘생존 1000일’을 넘겼다. 뇌사자 심장이식을 오래 기다리거나 이식이 불가능한 고령 환자들의 장기 생존에 희망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서울병원 심장뇌혈관병원 심부전팀은 2016년 9월 12일 당시 76세에 3세대 좌심실 보조장치를 이식받은 환자가 7일 기준으로 ‘장치 유지 1060일’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별다른 합병증 없이 현재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좌심실 보조장치는 인공심장의 일종으로, 심장 대신 좌심실로 들어온 혈액을 대동맥으로 밀어 몸 구석구석에 공급하는 기계 장치다. 심장이식을 장기간 대기해야 하는 환자나 심장이식이 아예 불가능한 환자 치료에 쓰인다. 국내에는 가장 최신의 3세대 모델까지 들어와 있다. 2017년 기준 국내 심장이식 환자의 평균 대기 기간은 234일이다.

인공심장은 사람의 심장을 기증받을 때까지 환자 생명을 연장하고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1~2년 이내 임시 유지용의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장기 유지에 많이 성공하면서 세계적인 추세가 바뀌고 있다. 특히 고령 환자의 경우 현실적으로 심장이식을 받기 어렵다보니 인공심장이 최종 치료로서 역할을 맡기도 한다.

고령 환자들은 심장이식 수술에 따른 부담이 클 뿐 아니라 장기 배분 우선순위에서도 밀릴 수 있다. 이런 경우 생명 연장을 위해 인공심장을 우선 이식받아 최소 2년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이 병원 최진오 순환기내과 교수는 “해외에서는 10년 이상 건강하게 잘 유지하고 있다는 보고도 많다”고 했다. 조양현 심장외과 교수는 “환자가 고령일지라도 적절한 시점에 인공심장을 이식받으면 삶의 질 향상과 장기 생존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