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또 미사일 발사… 황해남도서 2발, 13일 만에 4차례 도발

입력 2019-08-07 04:01

북한이 6일 또다시 단거리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평화경제를 강조한 지 만 하루도 되지 않은 시점이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이후 보름도 안 되는 기간에 4차례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오전 5시24분과 36분쯤 북한이 황해남도 과일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의 고도는 약 37㎞, 비행거리는 약 450㎞, 최대 비행속도는 마하 6.9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정보 당국은 이번 발사체가 지난달 25일 발사된 러시아 이스칸데르급 단거리탄도미사일과 유사한 비행 특성을 가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제원을 분석하고 있다. 북한이 서해에 가까운 황해남도에서 동해상에 떨어지도록 발사체를 쏜 것에 대해서는 앞서 동해 인근 시험발사를 통해 안전성 테스트를 한 뒤 내륙을 지나는 궤적을 그리도록 발사해 사거리 등을 시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청와대는 발사 직후인 오전 7시30분 관계 부처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정경두 국방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이 참석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관계 장관들은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앞으로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철저한 감시 및 대비 태세를 유지·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13일 동안 4차례나 도발했다. 지난달 25일 함경남도 호도반도, 31일 강원도 원산 갈마반도, 이달 2일 함경남도 영흥 일대에서 발사체를 쐈다. 한·미 정보 당국은 모두 단거리탄도미사일로 추정했으나 북한은 지난달 31일과 이달 2일에 쏜 것이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라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미국은 방사포를 ‘전술 단거리탄도미사일(CRBM)’로 분류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6일 발사가 한·미 연합 군사연습에 대한 반발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북한 외무성은 대변인 명의 담화를 통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공개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북한이 발사 직후 외무성 담화에서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우리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한 점, 미국도 대화를 강조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발사가 대화 국면을 뒤집을 만한 도발은 아니라는 게 청와대 판단이다.

임성수 김경택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