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일 보복 남북경협 대응? 소가 웃을 일”

입력 2019-08-07 04:05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6일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있다. 왼쪽부터 이종배 의원, 나 원내대표, 박맹우 의원. 최종학 선임기자

야권이 문재인 대통령의 ‘평화경제’ 발언을 두고 ‘현실성 없는 환상’ ‘허풍’이라고 일제히 비난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5일 일본의 경제보복과 관련해 “남북 간 경제협력으로 평화경제가 실현된다면 단숨에 일본의 우위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말한 지 하루 만에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재개하면서 비판의 수위가 높아졌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6일 경북 영천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떤 생각에서 (대통령이)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대통령이 현실성 없는 환상에 빠져 있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경제보복 대응을 위한 실질적 대안을 만들어야지 뜬금없이 남북 경협은 무슨 말이냐”며 “정말 남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남의 이야기라도 맞는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국민 분통 터지는 이야기만 하고 있다”고 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소가 웃을 일”이라며 “북한 퍼주기 구실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청와대는 엄중한 현실마저 부정한 결과 모래 속에 머리를 박은 타조 같은 어리석은 모습이며, 우리 민족끼리 잘해보자는 북한 중독”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도 “지금 대통령이 허풍이나 칠 때인가”라며 비판에 가세했다. 유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미사일 도발을 일삼는 북한과 도대체 언제, 어느 세월에 경제협력을 해서 일본을 이기겠다는 건가”라며 “개성공단도 재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평화경제라는 허무맹랑한 미사여구로 또다시 국민을 기만하고 현혹하려 하는가”라고 문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러면서 “핵과 미사일 기술 외에는 변변한 기술도 없는 북한과 협력해서 어떻게 일본 기술을 따라잡는다는 말인가. 온 국민과 기업을 전쟁에 동원하겠다면 이 전쟁의 목표가 무엇인지, 끝이 어디인지 알고나 시작하자”고 했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문 대통령 말대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로 가고 있다. 무엇을 노리고 무슨 생각으로 나라를 이렇게 망가뜨리는가”라며 “선조와 고종을 합친 것보다 더 무능하고 무책임하다”고 맹비난했다. 김병준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우리는 지금의 어려운 현실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청와대와 대통령은 딴 세상의 푸른 하늘을 꿈꾸고 있다”며 “경제 현실에 대한 무지와 무감각의 청와대, 그래서 문제 해결 능력도 없음을 만방에 알리고 말았다”고 질타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