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수볼’ 태풍, 그들만의 3강 판도 강타

입력 2019-08-07 04:04
울산 현대 김보경이 지난달 30일 울산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FC 서울과의 경기에서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38점(전북 현대), 38점(FC 서울), 37점(울산 현대). 지난달 5일 K리그1 순위표 상단의 모습이다. 3월 개막 이후 이들 세 팀의 강세는 굳건했다. 하지만 최근 한 달여 동안 K리그1 3강 체제에 균열이 발생했다. 울산(승점 54점)이 연승 행진을 달리는 가운데 전북(50점)이 주춤했고 서울(45점)은 뒷걸음질을 쳤다. 여기에 강원 FC(38점)가 화끈한 공격축구로 추격, 기존 판도를 흔들고 있다. 우승 경쟁(울산·전북)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 경쟁(서울·강원)으로 상위권 경쟁 구도가 재편된 모양새다.

울산은 5월 4일 포항 스틸러스전(1대 2 패배) 이후 패배를 잊었다. 최근 14경기 10승 4무다. 공수 조화가 완벽에 가깝다. 리그 공격포인트 1위(16개·10득점 6도움)를 달리고 있는 김보경 등 주축 선수들이 쾌조의 경기력으로 팀 득점 2위(46골)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팀 최소 실점 1위(19골)의 수비진은 철벽을 자랑한다. 국가대표 수문장 김승규의 가세는 화룡점정이다.

반면 전북은 최근 13경기 무패(8승 5무)지만 무승부 5번이 모두 직전 8경기에서 나왔다. 수원 삼성(6위), 포항(9위), 제주(10위) 등 중하위권 팀을 맞아 확실한 승점 3점을 챙기지 못한 게 뼈아프다. 여기에 최근 8경기 12실점의 헐거운 수비는 고민거리다. 오는 16일 홈에서 열리는 울산과의 맞대결이 K리그1 3연패 여부를 가리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서울의 침체와 강원의 부상은 올 시즌 리그 판도 변화의 핵이다. 서울은 최근 6경기 2승 1무 3패로 부진하며 선두권 경쟁에서 밀려났다. 제주와 전북에 4골, 울산에 3골로 대량 실점하는 등 저조한 수비 집중력이 문제다. 게다가 서울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선수 보강도 못했다. 6일 K리그2 아산 무궁화에서 전역하는 이명주와 주세종의 가세로 치고 나가지 못하면 ACL 진출권인 3위 자리도 안심할 수 없다.

4일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서 득점 뒤 기뻐하고 있는 강원 FC 선수들. 연합뉴스

강원은 김병수 감독의 포기하지 않는 공격축구를 일컫는 ‘병수볼’로 더위가 시작된 6월부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6월 이후 10경기 5승 4무 1패다. 6월 23일 포항에 0-4로 뒤지다가 5대 4 대역전승을 필두로 지난 4일 전북에 1-3으로 끌려가다 종료 전 6분새 2골을 넣으며 동점을 만드는 등 흐름을 뒤집는 뒷심을 많이 선보이고 있다. 조재완이 최근 5경기 4골로 팀을 이끌고 있고, ‘신인’ 김지현도 시즌 8골을 성공시키는 등 득점 루트가 다양한 것이 장점이다.

이동환 김철오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