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삼성전자와 애플이 다른 전략을 선택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업체와 격차를 벌려 점유율 1위를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반면 애플은 아이폰 판매에 집착하지 않고 TV, 게임, 앱 등 서비스 분야의 외연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양사의 스마트폰 전략은 올해 2분기 성적표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5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21.3%의 점유율로 1위를 유지했다. 눈길을 끄는 건 삼성전자가 상위 5개 업체 중 가장 높은 7.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최근 몇 년간 파죽지세로 성장한 화웨이(4.6%), 샤오미(0.9%), 오포(-2%), 비보(2.1%) 등 중국 업체보다 높은 성장세다.
이는 삼성전자가 중저가 라인업을 강화하며 중국 업체와 치열한 경쟁을 벌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2분기 약 76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S10 판매가 정체됐지만, 갤럭시 A시리즈 판매가 늘면서 점유율이 지난해보다 크게 오른 것이다.
반면 애플은 ‘실리’를 택했다.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XS 판매 부진을 스마트폰 시장 포화의 신호로 받아들인 애플은 ‘서비스 업체’로 변신을 선언했다. 상반기 뉴스 구독 서비스 뉴스플러스, 게임 구독 서비스 애플아케이드, 신용카드 서비스 애플카드 그리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애플TV 플러스 등을 잇달아 발표했다. 다른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아이폰 점유율이 지난 10년을 통틀어 가장 낮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서비스 매출이 분기 최고치를 달성하면서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애플의 전략이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는 건 아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양적 성장에 성공했지만, 영업이익은 줄었다. 프리미엄 제품인 갤럭시S10의 판매가 정체됐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반등을 끌어내지 못하면 점유율을 늘리는 것이 ‘절반의 성공’에 그친다. 삼성전자로선 7일 미국 뉴욕에서 공개하는 갤럭시 노트10과 9월 출시 예정인 갤럭시 폴드의 성적표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애플로선 애플TV 플러스가 기회이자 동시에 위험 요소다. 애플은 넷플릭스를 따라잡기 위해 유명 감독과 배우를 영입했다. 하지만 영상 콘텐츠는 많은 자본과 유명 배우를 투입한다고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는 분야다. 넷플릭스가 초기에 ‘하우스 오브 카드’ 같은 자체 제작 드라마로 성공의 발판을 마련한 것처럼 애플도 눈길을 끄는 자체 제작 콘텐츠가 절실하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