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박동기·인슐린 펌프 충전 가능

입력 2019-08-02 03:00

초음파를 이용해 인체 내에서 전기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사람의 몸 안에 초소형 발전기를 가동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인공심장박동기, 인슐린 펌프처럼 몸 안에 삽입하는 의료기기를 쉽게 충전할 수 있게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일 김상우(사진) 성균관대 교수 연구팀이 체내에서 생성된 마찰전기로 생체 삽입형 의료기기를 상시 충전하는 새로운 방식의 에너지 수확(energy harvesting)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최고 권위의 과학학술지 ‘사이언스’ 2일자에 게재됐다.

연구팀이 인체 내 전기 생산 기술을 개발한 이유는 인공심장박동기와 인슐린 펌프, 신경자극기 등 몸 안에서 작동하는 의료기기의 충전을 위해서다. 그동안 이런 의료기기는 상당한 출력의 외부전력을 무선 방식으로 전송받아 충전해 왔다. 특히 최근 개발되는 인체 삽입형 의료기기는 전력 소모가 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배터리를 교체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추가 비용이 들 뿐 아니라 환자에게도 고통스러운 일이 된다. 이에 따라 과학자들은 심장박동이나 혈류, 근육운동 등 인체의 기계적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해 의료기기를 충전하는 방식을 연구해 왔으나 충분한 발전 효과를 얻지 못했다.

연구진은 인체에 해가 없는 초음파에서 힌트를 찾아내 에너지 수확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인체 밖의 초음파가 몸 안에 삽입된 특정 소재를 변형시키면 변형에 따른 진동이 마찰전기를 유도하고 이 마찰전기가 높은 수준의 전기 에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진은 쥐와 돼지의 피부에 마찰전기 발생소자를 삽입하고 외부에서 초음파로 마찰전기를 유도해 실제 환경에서 에너지 수확을 통한 발전이 가능함을 증명했다. 더 나아가 이렇게 얻은 전기로 박막형 리튬이온 배터리와 상업용 축전기를 완충하는 데 성공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