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 환자 33%가 20∼40대… “스트레스 탓”

입력 2019-08-02 04:05

50대 이상 장노년층의 병으로 알려진 대상포진이 20~40대 젊은층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스트레스와 과로 탓으로 추정된다. 계절별로는 지금처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8월에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를 활용해 2014~2018년 대상포진 환자를 분석한 결과를 1일 공개했다. 진료 인원은 2014년 64만5624명에서 지난해 72만5511명으로 5년간 12.4%(연평균 3%) 증가했다. 여성이 남성보다 1.6배 많았다.

지난해 기준 연령별 환자는 50대 이상이 전체의 63.4%를 차지했지만 20~40대도 33.3%나 됐다. 30, 40대 환자 증가율이 높은 현상에 대해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조정구 교수는 “최근 대상포진의 위험성이 널리 알려져 통증이 심하지 않은 경우라도 병원을 찾는 이들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고 면역력 저하를 일으키는 스트레스와 과로가 30, 40대에 더욱 집중됨에 따라 대상포진 증가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이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5년간 월별로는 7, 8월에 약 8만~9만명이 진료를 받아 다른 달(6만5000~7만4000명)보다 다소 많았다. 조 교수는 “폭염으로 인한 체력 저하가 면역력을 떨어뜨려 대상포진 환자가 증가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대상포진은 몸의 한쪽에 띠 모양의 붉은 피부 발진과 수포(물집)가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어느 부위에서도 나타날 수 있지만 주로 가슴과 얼굴에 생긴다. 피부 발진이 생기기 며칠 전부터 가렵거나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기 때문에 디스크(추간판탈출증), 담, 담석·결석, 협심증 등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조 교수는 “대상포진은 발생 부위에 따라 뇌수막염, 실명, 안면마비, 청력손실, 근력저하 같은 큰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부에서는 3~4개월 지나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 ‘대상포진후 신경통’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