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목사님이다!” 교회학교 아이들이 담임목사에게 달려가 안긴다. 아이들은 농담도 던진다. 엄격하고 근엄한 목사님이 아니라 언제든 안기고 장난칠 수 있는 친근한 목사님. 양주예향교회(백성훈 담임목사)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양주예향교회는 1999년 10월 17일 꽃동산기도원 한 칸을 빌려 개척했다. 기도원 한 칸에서 조립식 한식당 건물을 거쳐, 고읍예배당으로 오기까지. 원동력은 ‘꿈’이었다. 슬로건도 꿈과 관련 있다. ‘꿈이 있는 교회, 꿈대로 되는 교회.’
꿈에는 밑천이 없다. 여건이 안 되어도 무엇이든 상상할 수 있고, 재주가 없어도 해낼 수 있다. 교회 창립 20주년을 앞둔 시점, 양주예향교회는 새로운 꿈을 꾼다. 다음 세대를 세우는 것이다.
다음 세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7월 25일 경기도 양주 광사동에 위치한 교회를 찾았다. 오전 일찍부터 교회는 여름성경학교 일정으로 분주했다. 앞마당에 자리한 작은 놀이터와 산책길, 아이들이 뛰놀기 좋은 넓은 테라스…. 풍경을 구경하다가 백성훈 목사를 만났다.
백성훈 목사는 교회학교 아이들이 평소 꿈을 크게 꿨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꿈씨, 꿈샘, 꿈싹 등 ‘꿈’을 넣어 반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이름만 이렇게 지은 게 아니다. 꿈을 펼칠 수 있는 장을 기꺼이 마련한다. 교회학교 아이들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 아이들까지 모이는 어린이 축제를 매년 교회 앞마당에서 연다. 때때로 마당에 텐트 치고 바비큐 파티하며 캠핑을 즐긴다. 아이들은 축제와 캠핑에 참여하면서 볼거리, 놀거리로 맘껏 꿈을 키운다.
아이들 손을 통해 복음이 전해진다. 교회가 흥겨우니 자연스럽게 또래 친구, 부모 손을 이끌고 교회로 오기 때문이다. 요즘 교회학교가 위기라는 말이 많은데, 아이들이 제 발로 친구, 부모 손을 잡고 모이는 것이다. 훌륭한 전도사역이다.
꿈은 꾸는 데서 그치지 않고 나눌 때 더 커진다. 함꿈(함께 꿈꾸는)은 꿈을 나누고 전도하는 프로젝트다. 올해로 3년이 된 함꿈 프로젝트는 지역사회 다른 교회와 함께 예배하며, 협력이 필요한 지역 교회의 다음 세대 예배를 함께 세워가기 위한 것이다. 프로젝트를 위해 예향교회 소속 교회학교 교사들이 1년 내지 2년 동안 파견되어 함께 예배하고 전도하고 교사 훈련도 하며 협력한다. 현재는 양주진리교회와 삼백교회에 파견되어 협력하고 있다.
함꿈 프로젝트를 시작한 동기가 궁금했다. 백 목사는 다음 세대 부흥은 우리 교회 부흥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했다. 지역사회와 다른 교회의 부흥이 함께 이뤄져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음 세대가 교회와 우리나라의 소망이죠. 아무리 교회가 번듯하게 서 있어도 다음 세대를 함께 세우려 하지 않으면 교회의 미래는 없는 겁니다. 교회가 지역사회 속에 있으면서도 게토화되어 있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되잖아요. 우리 교회 목회 방향 중 하나가 ‘Blessing 양주’입니다. 양주를 축복하며, 양주의 복되게 하는 교회가 되는 겁니다. ‘인구절벽 시대, 고령화 시대라는 난제 앞에서 교회가 지역사회의 다음 세대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고민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교회부터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교회와 함께 은혜를 나누고,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다음 세대 부흥을 함께 꿈꾸는 것이지요.”
교회 창립 2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꿈꾸고 있는 다음세대 사역에 관해 물었다. 대답은 역시 희망찼다. 백 목사는 현재 사역을 확장하려한다고 했다. ‘다음세대 비전센터’를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면서 꿈을 키우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어요. 디즈니센터처럼 말이에요. 현실적인 여건을 생각하면 참 어렵지요. 그렇지만 예향교회가 20년 동안 여기까지 온 것도 꿈꾸는 대로 하나님이 다 이뤄주셨다는 고백에서 온 것 아닐까요? 우리 열심과 노력으로 이룬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이뤄주셨다는 고백. 그 꿈이 참 소중하지요. 우리 아이들도 그 꿈을 꿀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끝으로 백 목사에게 다음 세대 아이들이 어떤 아이로, 어떤 신앙인으로 자라면 좋겠는지 물었다. 그는 꾸러기였던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답했다.
“저는 놀고 장난치기 좋아하던 아이였어요. 처음 신학교를 진학하면서는 걱정이 많았죠. ‘나 같은 사람도 목사가 될 수 있을까.’ 그런 저도 하나님이 나름대로 쓰신다고 고백하게 되더라고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 아이들이 하나님의 자녀로서 당당했으면 좋겠어요. 하나님이 주신 은혜와 은사를 맘껏 당당하게 펼칠 수 있는, 그런 다음 세대들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