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착화된 통신업계의 점유율이 5G 출시 이후 흔들리고 있다. 통신사별 5G 가입자 점유율에서 LG유플러스가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약진했다. 통신 3사가 너 나 할 것 없이 치열한 5G 고객 확보전에 뛰어들면서 격차가 점차 줄어드는 모양새다.
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상용화 석 달째인 6월 기준 통신사별 5G 가입자 수는 SK텔레콤 53만346명, KT 41만9316명, LG유플러스 38만7203명으로 나타났다. 전체 5G 가입자는 133만6865명으로 전달보다 70.5%나 증가했다.
SK텔레콤은 점유율 40%대가 무너진 39.7%를 기록했지만 2위 사업자인 KT와는 8.3% 포인트 앞서면서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KT와 LG유플러스의 격차는 전달 5% 포인트에서 2%대로 좁혀졌다.
2위 사업자인 KT 점유율은 31.4%였다. 5G 서비스가 출범한 4월 점유율 38.5%를 보이며 1위를 차지했던 KT는 5월 6.4% 포인트, 6월 0.7% 포인트씩 점유율이 감소하면서 아슬아슬하게 2위 자리를 지켰다.
LG유플러스는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두 달 연속 점유율이 증가했다. 가입자 점유율은 29.0%를 기록했다. 이동통신시장 전체로 보면 LG유플러스의 가입자 점유율은 여전히 20.4%에 머물고 있어 상대적으로 5G 시장에서 크게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런 추세라면 LG유플러스가 그동안 통신시장에서 고착화된 ‘5대 3대 2’ 구도를 깨고 5G 2위 사업자로 도약할 것이란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5G 가입자가 매달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데는 막대한 불법 보조금 지원 등 통신사들의 출혈경쟁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통신업계 내부에선 더 이상의 과도한 경쟁은 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자사에 대한 처벌까지 감수하면서 SK텔레콤과 KT를 방송통신위원회에 불법 보조금 유포를 이유로 신고했다.
LG유플러스는 신고 이유에 대해 “이대로 가다가는 모두 피해를 볼 것”이라며 설명했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마케팅 여력이 없어진 LG유플러스가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시장을 냉각시키려고 한 것이란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출혈경쟁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새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10’ 출시를 계기로 5G 가입자 경쟁은 다시 달아오를 전망이다. 업계에선 5G 가입자가 이달 말 200만명을 넘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