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법전원 복직 첫날… 열리지 않은 연구실 “조국 교수님 언제 출근하세요?”

입력 2019-08-02 04:02 수정 2019-08-02 19:03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연구실로 통하는 서울대 법학대학원 5층 통로 유리문이 1일 굳게 닫혀 있다. 조 전 수석은 이날 복직했지만 학교에 나타나지 않았다.

“어디 오겠어요? 바보도 아니고 다시 가겠지.”

1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 법과대학 내 교수연구실 앞에서 만난 한 교수는 ‘오늘 조국(54)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목격했냐’는 질문에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교직원이나 대학원생으로 추정되는 이들도 조 전 수석 관련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시선을 피했다.

조 전 수석이 이날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에 정식으로 복귀했지만 연구실에는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건물 5층에 있는 그의 연구실에는 아무도 드나들지 않았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관계자는 “조 전 수석이 정상적으로 학교에 복직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전날 오후쯤 조 전 수석이 서류를 보내와 오늘 정상적으로 행정절차가 끝났다”며 “복직 논의는 민정수석 임기 종료 전후로 법학전문대학원 고위 관계자들과 시작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 전 수석이 당장 학교에 출근해야 하는 의무는 없다. 다른 서울대 관계자는 “복직한 뒤 수업 일정 등이 있는 것이 아니면 의무적으로 출근해야 하는 규정은 없다”면서 “청와대 근무가 끝나고 6일 뒤 복직 의사와 서류를 제출했으므로 문제 될 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후 조 전 수석이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되면 휴직계를 한 번 더 제출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조 전 수석은 ‘폴리페서’ 논란에 대해 자신은 문제가 안 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교수의 선출직 진출은 안 되지만 임명직은 괜찮다는 논리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앙가주망’(지식인의 사회 참여)은 지식인과 학자의 도덕적 의무”라면서 “민정수석 부임 시 휴직도 이번 서울대 복직도 모두 철저히 법률과 학칙에 따른 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나를 비방·매도하는 일부 언론은 왜 이하 분들(류우익 이명박정부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휴직할 때는 가만히 있었는지 묻고 싶다”며 역대 정부에서 임명직을 지낸 교수 11명의 이름을 올렸다.

조 전 수석은 또 ‘임명직은 이론과 실무의 교류라는 의미에서 (공직) 진출이 필요한 측면이 있다’는 2008년 자신의 언론 인터뷰를 인용하고 “나는 말을 바꾼 적이 없다”고 말했다.

글·사진=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