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종이 주의 종들인 이스라엘 자손을 위하여 주야로 기도하오며 우리 이스라엘 자손이 주께 범죄한 죄들을 자복하오니 주는 귀를 기울이시며 눈을 여시사 종의 기도를 들으시옵소서.”(느 1:6)
이스라엘의 바벨론 포로 귀환기에 살았던 느헤미야는 조국의 비참한 소식을 듣고 금식하며 기도한다. 그의 구국 기도는 이스라엘 재건의 기초가 됐다. 에스더는 ‘죽으면 죽으리라’며 금식 기도했고 이스라엘은 기도로 고난을 극복했다.
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쥬빌리·상임 공동대표 오정현 목사, 공동대표 정성진 엄기영 박성민 목사)는 ‘복음적 평화통일’을 위해 한국교회가 교단과 교파, 단체를 초월해 기도로 연합한 열매다. 2004년 3월 선교단체 부흥한국과 사랑의교회 대학부가 연합해 기도회를 시작했다. 이 기도회는 2011년 31개 통일·교계 단체, 교회 등이 연합해 만든 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로 이어졌다. 현재 국내 14개, 해외 18개 지역에서 기도의 불씨가 이어지고 있다. 20년 가까이 통일기도운동에 몸담은 쥬빌리 사무총장 오성훈(50) 목사를 최근 서울 서초구 쥬빌리 사무실에서 만났다.
사랑의교회에서 열리는 서울목요모임은 매주 찬양과 말씀, 기도로 2시간 가까이 진행되고 인터넷으로 실시간 중계된다.
오 사무총장은 “복음적 평화통일은 우리가 함께 기도할 때 하나님이 주시는 선물이 될 것”이라며 “기도도 중요하지만, 한국교회의 연합이 먼저 돼야 하나님이 기뻐하시리라 본다”고 말했다. 이어 “기도하다 보면 북한보다 한국교회와 우리 자신을 위한 회개 기도가 더 많다는 점을 느낀다”고 했다. 기도회에선 회개 기도 외에 북한 현실과 체제, 국내외 정세, 중요한 이슈를 두고 전략적인 기도 제목을 공유하고 통성기도를 한다.
오 사무총장은 “그동안 기도의 열매로 통일 선교를 위한 한국교회의 저변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예전엔 대형 교회, 영향력 있는 일부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북한 선교를 했지만, 지금은 많은 교회가 기도회와 북한선교학교 등을 진행하며 통일을 위한 다양한 사역을 하고 있다. 통일 후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탈북민 사역도 확대됐고 탈북민 목회자도 다수 배출됐다.
하지만 한반도 상황은 여전히 엄혹하다. 지난 6월 30일 남·북·미 판문점 회동에도 불구하고 북·미협상은 진전이 없다. 중국 러시아 일본 미국 등 주변국들과의 긴장은 오히려 더 높아졌다. 국내에선 이념·세대·지역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오 사무총장에게 최근 기도하는 제목을 물었다.
“북한을 향한 증오가 남아있고 한국교회의 마음도 나뉘어 있어 안타깝습니다. 북한의 문을 여는 열쇠가 하나님의 백성들에 달려 있는데, 그 열쇠로 자꾸 문을 닫으려 해선 안 됩니다. 일본의 잘못은 바로잡아야 하지만, 미워하고 증오하는 게 공의는 아닙니다. 십자가 정신 안에서 용서와 화해, 연합이 이뤄지길 바랍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