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취급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금리가 평균 2.74%로 집계됐다. 2년10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전월 대비로는 4년3개월 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통화 당국이 7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낮춘 데 이어 통화 완화 기조를 유지하기로 한 만큼 시장금리는 더 낮아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6월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수신금리 잠정치가 전달보다 7bp(1bp=0.01% 포인트) 하락한 연 1.79%로 집계됐다고 31일 밝혔다. 저축성수신금리가 1.8%를 밑돌기는 2017년 11월(1.79%) 이후 1년7개월 만이다.
지난달 예금은행의 대출금리는 연 3.49%로 전달보다 13bp 내리면서 5개월째 하락세를 보였다. 2017년 10월(3.46%) 이후 1년8개월 만의 최저치다. 기업대출이 9bp 내린 3.58%, 가계대출이 더 큰 폭(24bp)으로 하락한 3.25%였다.
가계대출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주택담보대출금리는 2.74%로 5월보다 19bp 하락했다. 2.70%였던 2016년 8월 이후 가장 낮다. 전월 대비 하락폭은 2015년 3월(27bp) 이후 가장 크다.
6월 금리별 가계대출 보유자는 연 이자 3% 미만이 49.1%, 3%대가 37.8%로 이 비율이 역전됐다. 올해 1월만 하더라도 이 비율은 각각 21.1%, 60.0%로 금리 3%대 대출 보유자가 3% 미만 보유자의 3배 수준이었다. 지난해에는 3%대 보유자가 매달 70% 안팎의 비중을 차지했다.
대출금리와 저축성수신금리의 격차는 1.70% 포인트로 6bp 줄었다. 이 격차 감소는 은행이 돈을 융통해 남기는 수익률이 낮아졌음을 뜻한다. 대출이자에서 예금이자를 뺀 예대마진은 은행들의 주요 수입원이다. 지난해 말 1.67% 포인트였던 대출금리와 저축성수신금리의 격차는 은행들이 저축성수신금리를 대출금리보다 크게 줄이면서 지난 2월과 4월 각각 1.77% 포인트까지 확대됐었다. 6월에는 대출금리 하락폭이 저축성수신금리 하락폭보다 컸던 탓에 격차가 축소됐다.
기존 보유액을 포함한 지난달 말 잔액 기준 예금은행의 대출금리와 저축성수신금리 격차는 2.28% 포인트다. 전달 대비 감소폭은 1bp로 신규취급액 기준 감소폭보다는 작다. 6월 말 잔액 기준 총수신금리는 전달보다 2bp 하락한 1.40%, 총대출금리는 3bp 내린 3.68%였다.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비은행 금융기관의 예금금리(1년 만기 정기예탁금)는 19bp 오른 상호저축은행(2.55%) 외에는 모두 3bp씩 하락했다. 신용협동조합 2.53%, 상호금융 2.27%, 새마을금고 2.51%다.
일반대출 기준 대출금리는 상호저축은행과 신협이 오른 반면 상호금융과 새마을금고는 내렸다. 상호저축은행은 10.63%, 신용협동조합은 4.66%였다. 상호금융은 4.08%, 새마을금고는 4.51%를 기록했다.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8일 한은 기준금리를 종전 1.75%에서 1.50%로 0.25% 포인트 내린 만큼 이달 예금·대출금리는 더욱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 안팎에서는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경기 상황이 워낙 안 좋은 데다 미국 등 주요국이 통화정책 기조를 ‘완화’로 선회한 상황이라 금리 하락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