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지검 1·2·3차장에 신자용·신봉수·송경호… ‘삼바 수사’ 마무리 의지

입력 2019-08-01 04:01
신자용 서울중앙지검 1차장, 신봉수 2차장, 송경호 3차장 (왼쪽부터). 연합뉴스

검찰 조직 내 ‘특수통’의 약진은 고검검사급(차장·부장검사) 인사에서도 뚜렷했다. 서울중앙지검장을 보좌하며 형사·공안·특수 분야의 수사를 지휘하는 1·2·3차장 자리는 모두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장 출신으로 채워졌다. 이번 인사에서는 검찰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수사 마무리 의지가 드러난다는 평가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취임 일성이었던 ‘공정경쟁 질서’를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특별수사체계도 엿보인다.

법무부는 신봉수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같은 청 2차장에,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을 같은 청 3차장에 각각 발령하는 등 고검검사급 검사 647명에 대한 인사를 다음 달 6일자로 단행한다고 31일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1차장에는 같은 청 특수1부장을 지냈던 신자용 법무부 검찰과장이 발탁됐다. 여성·강력 사건 수사를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 4차장은 한석리 강릉지청장이 맡게 됐다.

직전 서울중앙지검 1·2·3차장은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윤 총장이 총장으로 취임한 직후 모두 검사장으로 승진, 대검찰청 부장이 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장 출신들이 이 같은 요직에 나란히 배치된 것은 시사적이라는 평가다. 한 검찰 간부는 “대검검사급에 이어 중간간부급에서도 특수통들, 특히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펼쳤던 이들이 중용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범죄 첩보를 우선 검토하고 주요 인지수사를 담당하는 서울중앙지검 3차장의 인사에는 ‘삼바 수사’를 제대로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도 들어 있다. 지난해부터 이 수사에 전력투구한 송경호 특수2부장을 3차장에 기용한 것부터가 수사 연속성을 해치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동훈 전 3차장이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승진하면서 ‘삼바 수사’의 보고체계는 전과 다를 게 없게 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조사 등 남은 수사는 고형곤 남원지청장이 새 특수2부장으로서 이어간다.

대검 중앙수사부가 사라진 현재 가장 강력한 수사력을 가진 조직으로 평가받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구상엽 같은 청 공정거래조사부장이 이끌게 됐다. 구 부장이 신임 특수1부장에 임명된 것은 “특별수사로 공정경쟁 질서를 보호한다”는 윤 총장의 구상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윤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있을 때 “공정거래 수사를 특별수사부와 연계해야 신속하고 완성도 높은 기업 수사가 가능하다”는 지론을 폈다.

과거 ‘중수부 수사기획관’에 해당하는 대검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 자리는 양석조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이 맡는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관련 사건을 처리할 서울남부지검 2차장에는 특수부장·반부패부 과장 출신인 신응석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이 발탁됐다. 법무부 대변인은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 출신인 박재억 서울시 법률자문검사가, 대검 대변인은 최근 가습기살균제 2차 수사를 마무리한 권순정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이 맡게 됐다.

한편 이날 인사를 통해 사상 처음으로 서울중앙지검 인지 부서에 여성 부장검사가 발탁됐다. 김윤희 수원지검 산업기술범죄수사부장이 서울중앙지검 과학기술범죄수사부장을 맡게 된 것이다. 법무부 법무실 선임과장인 법무과장에는 김향연 안산지청 부부장, 대검 마약과장에는 원지애 제주지검 형사3부장이 배치됐다. 두 자리에 여성 부장검사가 보임되는 것도 최초다.

허경구 구승은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