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한 반면 전세시장은 안정세를 유지하면서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7년 전 수준인 50%대로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서울 평균 전세가율은 53.60%로 7년 전 2012년(52.61%) 수준에 근접했다. 직전 고점이었던 2015년 70.92%에 비하면 17.32% 떨어진 수치다.
전세가율은 매매가 대비 전세가격의 비율을 의미하며, 매매가와 전세가격의 차이가 줄어들수록 높아진다. 이른바 ‘전세대란’이 일어날 경우 전세가율은 극단적으로 높아지는 반면, 집값이 폭등할수록 전세가율은 낮아진다. 전세가율이 최근 하락한 것은 지난해부터 서울 등 수도권 입주물량이 늘어나면서 전세가격 안정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서울 내에서도 자치구별로 전세가율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강남구가 44.15%로 가장 낮았고 중랑구가 69.69%로 가장 높아 양측의 격차가 20% 포인트에 달할 정도로 컸다. 집값이 오른 정도와 시장 수요가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강남을 제외하고는 마포(58.23%), 용산(47.35%), 성동(57.27%) 등 최근 각광받고 있는 ‘마·용·성’ 일대가 전세가율이 가장 낮았다. 반면 강북구(66.61%), 구로구(66.15%), 관악구(65.68%) 등은 상대적으로 높은 전세가율을 기록했다.
전세가격 수준은 일반적으로 매매시장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전셋값이 매매가격에 근접할수록 실수요자의 내집 마련이 활발해지면서 매매시장이 상승폭을 확대하는 기폭제로 작용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전셋값이 매매가격의 절반 수준(전세가율 50~60%)에서 움직인다면 실수요자는 내집 마련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 9·13대책 이후 올 상반기 주춤했던 서울 집값이 반등할 기미를 보이자 정부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확대 도입 시기를 저울질하며 시장 단속에 나섰다. 이날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7월 전국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전국적 부동산 하락세(매매 -0.09%, 전세 -0.19%)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서울 주택 및 아파트 시장은 0.07% 상승, 지난해 12월 이후 7개월 만에 반등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서울 강남권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바닥을 다졌다는 평가와 함께 집값이 반등에 나서는 분위기”라면서도 “전세가율이 현재처럼 50%대로 낮아져 있는 상황에서는 매매가격이 과거처럼 상승폭을 확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