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 자양동에는 초등학교가 두 곳 있지만, 도서관이 적어 학생들이 불편을 겪었다. 중랑구에도 지역 내 어린이도서관이 없어 다른 지역 도서관을 이용해야 했다. 강서구는 연립·다세대 주택이 밀집해 있는데 주차공간이 턱없이 부족해 날마다 골목길은 빼곡이 주차한 차량으로 몸살을 앓았다. 하지만 내년까지 광진구와 중랑구에 작은도서관이 들어서고 강서구엔 마을주차장이 조성된다.
서울시가 이같은 노후 저층 주거시설 밀집지역에 주민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데 대대적으로 나선다. 주민들이 집에서 걸어서 10분안에 주차장, 도서관, 체육관, 문화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발상이다. 시는 이를 위한 첫 사업으로 ‘10분 동네 생활 SOC(사회간접자본) 사업’ 13곳을 확정했다고 31일 밝혔다.
13개 자치구별로 주민들이 염원하는 시설 1개씩이 시범사업으로 선정됐다. 마을주차장 3개(용산·양천·강서구), 작은도서관 3개(광진·중랑·영등포구), 문화체육시설 4개(강북·종로·구로·강동구), 청소년아동복지시설 2개(관악·성북구), 어린이집 1개(은평구) 등이다.
시설당 20억원이 배정되며 총 260억원 전액 시비에서 지원된다. 8월 사업에 착수해 2020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시는 지난 5월 노후 저층주거지의 생활환경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2022년까지 4년간 총 3753억원을 투입해 서울 전역에 180여개의 생활 SOC를 새롭게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동네 생활 SOC 확충사업은 대단위 아파트단지에 비해 생활기반시설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이 지역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시설을 공급하는 게 목표다. 그동안 거점시설이나 앵커시설 위주의 기반시설 공급에서 벗어나 동네에 꼭 필요한 시설을 확충함으로써 기존 도시재생사업의 한계를 보완한다는 의미도 있다.
시는 저층주거지 주거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마을건축가, 공공건축가(조경가) 등 우수한 전문인력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 디자인 품질 향상을 제고하고, 생활SOC 사업으로 건설되는 건축물에 대해서는 녹색건축인증 우수 시설로 건립을 유도할 계획이다. 또 올 연말까지 생활SOC 공급 중장기 계획인 ‘10분 동네 생활SOC 확충 3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25개 자치구별 생활 SOC 현황 분석·진단을 통해 지역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공급방안을 마련한다.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주민들의 체감도를 높이는 게 최우선 목표”라며 “앞으로 노후 저층주거지 전역에 생활SOC 시설을 안정적이고 체계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