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손을 펴서 주라

입력 2019-08-02 20:14

영화 ‘아픈 만큼 사랑한다’가 최근 절찬리에 상영 중입니다. 자신의 전부를 필리핀 오지마을에 바친 박누가 선교사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의료시설이 전무한 외딴 마을에 먼저 다가가 헌신했지만 자기 몸은 미처 돌보지 못했습니다. 두 번의 위암 수술에 간 경화, 당뇨 등의 질병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았지만 타인의 아픔이 먼저였던 삶이었습니다. 그는 그리스도인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고 천국에 갔습니다. “살아가면서 가장 소중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

우리가 아는 복음의 능력이 무엇입니까.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요 3:16)는 말씀을 믿고 삶으로 행하는 것입니다.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고 우리 같은 죄인에게 내어준 하나님의 사랑을 그리스도인은 기억하고 삶으로 살아내야 합니다. 믿는 자는 이 말씀을 받은 자답게 남에게 주는 인생을 살아야 합니다. 예수님도 우리에게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고 말씀했습니다.

자녀 셋을 목회자 장로 사모로 키운 원로장로님이 교회에 계십니다. 50년간 농사를 지으며 재산을 일구고 성실히 교회를 섬긴 분입니다. 몇 년 전 교회에서 열린 부흥회에서 장로님은 필리핀 오지마을에 예배당을 세워야 한다는 마음을 기도 중 품었습니다. 이후 며칠간 고민했다고 합니다. 가본 적도 없는 나라에 예배처소를 세우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장로님은 결국 필리핀 산 루이스라는 오지마을에 예배당을 봉헌했습니다. 이곳은 얼마 지나지 않아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현지인 성도들이 가득 찼습니다. 이에 감동한 장로님 부부는 지난해 필리핀의 다른 오지마을에 두 번째 예배당을 세웠습니다. 교회 오는 길 4~5㎞를 걸어 다닐 정도로 평생을 절약하며 사신 분들이 거금 5000만원을 예배당 기금으로 내놓으신 것입니다.

아름다운 나눔 이야기는 또 있습니다. 31년간 기름집을 운영한 한 권사님은 5만원 지폐를 고추 담는 마대 자루에 모아 3500만원을 만들어 필리핀의 아르메니아 지역 교회 설립자금으로 내놓았습니다. 교회 회계부서에서 봉사하던 며느리는 헌금을 계수하다 갑자기 눈이 매워 이윽고 시어머니가 한 헌금임을 알았다고 합니다. 지난달 권사님이 세운 예배당을 방문해 부흥회를 인도했습니다. 현지 어린이와 청·장년 여러 명이 간증하며 예수 그리스도를 뜨겁게 찬양했습니다. 먼저 믿은 우리 신앙이 부끄러울 정도였습니다.

우리가 식량을 전달하며 동시에 예배당을 짓는 것은 주님께 복음을 전달받은 말씀의 전달자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나님께 이미 많은 것을 받았습니다.

필리핀에는 화전으로 생계를 잇는 소수민족인 아이따부족이 있습니다. 대대로 이어진 가난과 차별 때문에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며 살았습니다. 이들에게 양식과 복음을 전하기 위해 올해부터 염소 분양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한 가정에 염소 3마리를 주고 잘 키워 이웃에 3마리를 재분양하는 일종의 ‘생명 나눔 프로젝트’입니다. 교회는 올해 두 차례에 걸쳐 60가정에 염소 215마리를 분양했습니다. 그리고 이웃에게 염소 3마리를 재분양하는 가정에는 송아지 1마리를 상으로 주기로 약속했습니다.

이 일에 적지 않은 교회 식구들이 참여했습니다. 어떤 이는 70마리를 보내려고 대출을 받았습니다. 50마리를 보낸 분은 지금도 누군지 모릅니다. 말씀대로 사는 성도들의 모습을 보고 목사인 제가 은혜를 받았습니다. 주는 자로 사는 교회 식구들이 저는 정말로 자랑스럽습니다.

거듭난 그리스도인은 지정의(知情意)를 통틀어 구원을 체험한 사람입니다. 말씀을 듣고 깨달았으면 행동으로 옮겨야 합니다. 이는 가난한 자를 돕는 비결이기도 합니다. 나누는 자에게 하나님은 더 좋은 것으로 풍성하게 채워줄 것입니다. 나누며 사는 성도님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조광진 목사(강릉 강남성결교회)

◇강원도 강릉의 강남성결교회는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소속으로 ‘사도행전이 보여주는 바로 그 교회’를 지향합니다. 62년 역사를 지닌 교회는 민족 구원을 향한 선교 지향적 공동체를 추구합니다. 조광진 목사는 7년 전 교회에 부임했습니다. 중생 성결 신유 재림 사중복음으로 무장하고 20만 강릉시민의 구원을 위해 말씀과 기도로 뜨겁게 예배하는 예배공동체를 섬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