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2월 경찰 이미지 제고와 엘리트 야구인 육성을 위해 창단된 경찰야구단이 14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서울지방경찰청은 30일 서울 종로구 청사에서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와 야구단 소속 선수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찰야구단 해단식을 가졌다. 해단식에는 경찰야구단 구단주인 이용표(왼쪽 네 번째) 서울경찰청장과 정운찬(왼쪽 다섯 번째) KBO 총재 등이 참석해 감사장과 공로패 등을 전달했다.
정 총재는 “오늘은 대한민국 야구사에 슬픈 기억으로 남을 날”이라며 “경찰야구단이 적어도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는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했으나 이를 달성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전했다. 이어 “경찰 야구단을 거쳐 간 수많은 스타와 이곳에 있는 여러분은 대한민국 야구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격려했다.
경찰야구단은 2011년 이후 퓨처스리그 8시즌 연속 우승을 달성했으며 최형우(KIA 타이거즈), 양의지(NC 다이노스) 등 프로야구 스타들을 많이 배출해 왔다. 하지만 정부가 의무경찰제도를 폐지하기로 한 데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일부 선수들의 병역특례 의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자 더 이상 선수를 뽑지 못했다. 현재 경찰야구단에서 뛰고 있는 선수 20명은 다음 달 12일 전역한다.
주장 김태군은 “최소한의 인원으로 지난 2년간 온 힘을 다해 부딪쳤다”며 “경찰야구단 역사의 마지막 일원으로서 자부심을 가슴 깊이 간직하겠다”고 다짐했다.
2009년부터 경찰야구단을 지도한 유승안(왼쪽) 감독은 “좋은 팀의 감독을 맡아 오늘까지 좋아하는 야구를 할 수 있어 정말 행복했다”며 “한국 야구계의 선수 육성을 책임지는 한 축을 맡아 이끌어 왔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청장은 “14년간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경찰을 빛내준 경찰야구단이 해체하게 돼 아쉬움이 크다”며 “앞으로도 경찰야구단 출신 선수들을 팬으로서, 또 같은 가족으로서 응원하고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수들은 이 청장에게 선수단 모두의 사인이 담긴 배트를 전달했다. 배트는 경찰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