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 365-8월 1일] 무엇을 해야 영생을 얻을까

입력 2019-08-01 00:06

찬송 : ‘성자의 귀한 몸’ 216장(통 356장)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누가복음 10장 25∼37절


말씀 : 수업이나 세미나에서 좋은 질문은 언제나 귀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문의 율법교사는 고마운 사람입니다. 두 개의 질문으로 ‘선한 사마리아인 비유’란 주님의 가르침을 우리에게 남기게 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그 두 질문의 잘못된 점이 본문에 드러납니다. 둘째 질문부터 생각해 봅시다.

“내 이웃이 누구니이까?”(29절) 율법교사가 자기를 증명해 보이려고 한 이 말은 당시 학자들의 단골 질문이었습니다.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는 에세네파나 쿰란공동체, 바리새파 등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예수님은 이야기를 끝내고 “이 세 사람 중에 누가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되겠느냐”(36절)고 묻습니다. 예수님은 이 한 마디로 당시를 풍미한 질문의 한계를 드러냅니다. 내가 도울 이웃이 누구인지를 묻는 사람은 돕지 않아도 되는 사람과 이웃의 경계를 세우고 있는 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웃을 도와야 할 대상으로 규정하지만 예수님은 내가 돼야 하는 주체로 이웃을 말합니다. 상대방이 내게 어떤 사람이든 위기에 처하면 이웃이 돼 도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참 그리스도인은 이웃의 경계를 따지거나 세울 권한이 없습니다.

둘째 질문이 잘못된 건 첫째 질문이 잘못됐기 때문입니다. “선생님 내가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25절)란 이 질문도 당시 유대 사회에서 많이 나왔던 것입니다. 개역개정 성경이 ‘얻다’로 번역하는 동사는 신약성경 전반에 걸쳐 ‘상속하다’는 뜻으로 사용됩니다. 상속자는 태어나는 것입니다. 종이나 하인이 자녀를 제치고 상속자가 될 순 없습니다. 이 질문에서 율법교사는 영생을 하나님이 자녀에게 주시는 선물로 이해하지 않습니다. 선행으로 받는 보상으로 여깁니다. 그래서 ‘얼마만큼 착해야 하나’ ‘책임질 이웃이 누구인가’를 묻습니다.

인도의 어느 중소도시에 영국 출신의 선교사가 살았습니다. 이 선교사를 만나 대화 나누는 게 사람들에게 영광으로 여겨질 정도였습니다. 같은 도시에 사교계에서 이름을 날리던 부유층 부인이 살았는데 언젠가는 그 선교사에게 질문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느 날 그 기회가 찾아와 부인은 춤을 좋아하면 천국에 못 가는지를 진지하게 물었습니다. 선교사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춤출 줄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천국에 들어가나요.”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춤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한 사람은 술기운으로 추는 춤을, 다른 한 사람은 다윗처럼 성령충만해 추는 춤을 말입니다.

그리스도 십자가 사랑을 알고 하나님의 자녀로 사는 참 그리스도인은 경계를 세우거나 편을 나누지 않습니다. 위기를 겪는 사람을 보면 주저하지 않고 섬기고 도와 이웃이 됩니다. 하나님 나라를 상속할 자격을 따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이미 생명의 주인인 하나님 자녀이기에 자원해 그렇게 합니다. 사도 바울은 말합니다. “헬라인이나 야만이나 지혜 있는 자나 어리석은 자에게 다 내가 빚진 자라.”(롬 1:14) 우리 모두 다 갚을 수 없는 사랑에 빚진 자입니다.

기도 : 주님, 하나님의 자녀가 됐음에도 여전히 우리 안에 있는 죄 된 본성은 편을 나눠 이웃에게 경계를 세우라고 합니다. 혹여 하나님 나라의 자녀 된 특권을 보상으로 여기지 않게 하소서. 그 큰 사랑과 고귀한 부르심에 이웃 섬김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저희를 도와주옵소서. 생명이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김효종 목사(안성 예수사랑루터교회)

약력=루터대 졸업, 미국 컨콜디아신학대학원 목회학석사 및 성서학박사, 현 루터교 설교연구모임 책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