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석 “쓰레기봉투 활용해 ‘유독가스 현장’ 탈출 흥미”

입력 2019-07-29 20:41 수정 2019-07-29 20:57
여름 성수기 흥행 경쟁에 나선 재난 액션 탈출 영화 ‘엑시트’의 주연배우 조정석. 그는 “어릴 때부터 성룡 영화를 엄청 좋아했던 터라 액션 연기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고 했다. 팝엔터테인먼트 제공

재난 영화의 핵심은 ‘현실성’이다. 실제로 그럴 법하게 느껴져야 관객은 영화 속 상황에 흠뻑 빠져들 수 있다. 영화 ‘엑시트’(감독 이상근)가 탁월한 건 바로 그 지점이다. 거창하지도 비장하지도 않다. 그래서 더 공감이 간다. 그건 어쩌면, 친숙함이 무기인 배우 조정석(39)의 힘이기도 할 터다.

29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조정석은 “작품에 대한 만족감이 커서인지 흥행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고 털어놨다.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무엇보다 ‘재미’가 있다고 느꼈거든요. 그런데 시사회에 오신 관객들에게도 그 느낌이 그대로 전해진 것 같아요.”

오는 31일 개봉하는 ‘엑시트’는 제목 그대로 눈물겨운 탈출기를 그려낸다. 도심에서 유독가스 테러가 발생하고, 대학 시절 산악부 동아리에서 활동했던 용남(조정석)과 의주(임윤아)는 남다른 클라이밍 실력으로 건물 옥상에 갇힌 사람들과 함께 필사의 탈출에 나선다.

조정석은 “일반적인 재난 영화의 공식을 따르지 않은 게 우리 영화의 킬링 파트”라며 “산악부 동아리 활동과 건물 외벽타기를 접목시켜 절묘하게 개연성이 부여됐다. 쓰레기봉투나 지하철 비치용 방독면 등 소품을 활용해 탈출하는 과정도 재미있다”고 설명했다.

영화에서 조정석은 거의 모든 종류의 액션을 펼쳐 보인다. 맨손으로 건물 외벽을 오르고, 옥상과 옥상 사이를 건너뛰며, 가파른 지붕 위를 질주하기도 한다. 작품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액션신을 대역 없이 소화하기 위해 그는 촬영 수개월 전부터 클라이밍 훈련을 받으며 체력을 키웠다.

촬영은 대부분 세트장에서 진행됐는데, 와이어만 매단 채 높이 12m 이상 되는 설치물에 매달리고, 기어올라야 했다. “정말 무섭고 힘들었어요. 워낙 실감나게 촬영을 해서 그렇게 리얼한 표정이 나온 것 같아요. 나중엔 블루스크린 세트가 보기도 싫더라고요. 꿈에도 나올 정도였죠(웃음).”

극 중 용남은 집에서 구박받는 청년 백수인데, 조정석 특유의 능청스러운 생활연기 덕에 친숙함이 덧입혀진다. “실제로 누나 셋을 둔 막내이고, 대학 3수까지 했다”는 조정석은 “현실적으로 공감할 만한 포인트를 많이 넣으려 했다. 소소한 재미가 모이면 빅 재미가 되지 않나”라고 했다.

당초 ‘엑시트’는 여름 텐트폴 영화들 가운데 최약체로 평가받았으나 시사회 이후 호평이 이어지며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조정석은 “실패를 맛본 경험은 너무나 많지만 낙담하는 성격이 아니다”라며 “자신감만큼은 언제나 충만하다”고 말했다.

드라마 ‘녹두꽃’(SBS)을 마친 이후 곧바로 ‘엑시트’를 선보이게 된 조정석은 벌써 차기작도 정했다. 하반기 방영되는 신원호 감독의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tvN). 쉼 없이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그는 “이 와중에 공연도 하고 싶다. 정말 욕심쟁이 아닌가. 이제 결혼도 했으니 더 열심히 해야 한다”며 웃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