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금리 1%P 내리면 카드 사용 분기당 5만원 ↑

입력 2019-07-30 04:05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 포인트 낮아졌을 때 대출 보유자는 신용카드를 분기당 5만원 정도 더 썼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자 부담이 줄면서 소비를 늘린 것으로 해석된다. 대출 규모가 큰 사람은 돈을 쓰기보다 원금 상환을 통한 ‘빚 줄이기’에 더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송상윤 부연구위원은 29일 발간된 연구보고서에서 “확장적 통화정책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이자상환액의 감소는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차입자들의 소비를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했다”고 밝혔다.

송 부연구위원은 금리 하락기였던 2011년 3분기~2017년 3분기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했던 사람 중 10만6236명을 표본으로 금리 인하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이 기간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의 영향으로 연 5.17%에서 3.0%로 낮아졌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 포인트 하락했을 때 대출 보유자의 신용카드 사용액은 평균적으로 분기당 5만1800원 늘었다.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사람은 고정금리 대출 보유자보다 분기당 평균 8만1200원 더 쓴 것으로 나타났다. 고정금리 대출 보유자가 금리 하락 시에도 특별히 소비를 늘리지 않았다는 뜻이다.

소비 증대 효과는 소득과 현금 보유액, 신용 접근성, 부채 수준 등에 따라 달랐다. 소득이 높거나 현금이 풍부한 사람은 이자상환액이 줄더라도 소비를 크게 늘리지 않았다. 부채비율이 연 소득의 2.42배 이상으로 높은 사람은 소비액보다 대출 원금상환액을 늘렸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