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신선식품 배송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노량진 경매 수산물을 당일 배송해주는 서비스까지 생겨 호응을 얻고 있다. 신선식품을 가정까지 저온 배송하는 ‘콜드체인’ 역량을 차별화하려는 노력이다.
신세계그룹의 통합쇼핑몰 SSG닷컴은 지난 17일 노량진 수산시장 낙찰 수산물 SSG배송을 시작한 이래 매출이 매일 20%씩 올랐다고 29일 밝혔다. 26일까지 열흘간 누적 배송은 3000건을 넘어섰다. SSG닷컴은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갈치 오징어 가자미 대구 우럭 민어 삼치 생연어 등 선어류(원형이 변경되지 않은 생선류) 8종을 들여오고 있다.
SSG닷컴은 매일 자정부터 오전 4시까지 수산물 경매에 참여한다. 낙찰받은 생선을 바로 현장이나 별도 가공장에서 손질한 뒤 포장한다. 이후 오전 6시30분 이전까지 김포와 용인에 있는 물류센터 네오에 입고시킨다. 네오 3층에는 신선식품을 보관하기 위한 거대 냉장·냉동 시설이 마련됐다. 이렇게 확보한 수산물은 이르면 당일 오전 8시까지 고객에게 배송된다.
노량진 경매 수산물 배송은 SSG닷컴이 네오를 거점으로 확장해 나가는 콜드체인 물류시스템의 첫 사례인 셈이다. 그동안 냉동 수산물을 해동해서 팔거나 바닷가재 등 계절성 있는 상품을 일시적으로 판매한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그날 경매된 선어를 직접 손질해 매일 배송하는 것은 또 다른 도전이다.
SSG닷컴 관계자는 “신선상품 경쟁력과 콜드체인 물류 시스템이 결합해 수산물 당일배송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신선식품은 오프라인 기반 대형마트의 전문 영역이었다. 운반 과정에서 신선도가 떨어질 수 있어서 온라인 배송업체가 다루기는 어렵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마켓컬리 등 온라인 배송 업체는 물류센터를 갖추고 신선식품을 배송하며 새벽배송 시장을 열었다.
전통 유통업체들도 신선식품 배송에 더 공을 들이고 있다. 홈플러스는 최근 자사 신선식품 배송차량을 1000대에서 3000여대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