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구도심의 초등학교들이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100여년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던 명문에서 미니학교로 전락했지만 재개발사업으로 점차 활력을 찾는 모습이다.
28일 광주시와 시교육청에 따르면 도심 공동화로 존폐기로에 섰던 서석·중앙·수창 등 금남로 인근 초등학교가 수년 전부터 구도심 재생사업이 활발해지면서 통폐합 논의가 주춤해졌다.
광주 최초의 근대식 공립소학교로 1896년 문을 연 서석초교의 재학생은 현재 143명에 불과하다. 5~6학년만 2개 학급일 뿐 나머지 1~4학년은 1개 학급으로 명맥을 겨우 잇고 있다. 1970년대와 80년대 6000~7000명의 학생 수에 비하면 4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1907년과 1921년 개교한 중앙초교와 수창초교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두 학교의 전체 재학생은 고작 76명과 46명의 분교 수준의 ‘미니학교’에 머물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세 학교를 통폐합해야 한다는 여론이 빗발쳤지만 쟁쟁한 인물을 배출한 동창회와 학부모 등의 반대로 진척되지 못했다. 문화재로 등록돼 함부로 손을 댈 수 없는 학교 건물도 통폐합 논의의 걸림돌이었다. 1935년과 1930년 건립된 서석초교 본관과 체육관 건물은 2002년 5월 등록문화제 제17호로 지정됐다. 이 학교 별관도 2005년 등록문화제가 됐다.
하지만 금남로를 축으로 한 구도심 곳곳에서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면서 광주에서 가장 오래된 초등학교 3곳이 명문의 자존심을 지키게 될 공산이 커졌다.
수창초교와 가까운 임동(유동) 구역의 경우 2023년 4월 입주 예정의 대단위 아파트 건립이 추진 중이다. 2495세대 규모의 도심 재개발이 마무리되면 이 학교는 신입생 증가로 몸집을 키울 게 확실하다. 누문 구역도 2014년 1월 입주 예정으로 3096세대 아파트 신축이 이뤄질 예정이고 북동 구역도 3190세대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게 된다.
1943년 개교한 학강초교 역시 그동안 학생 수 감소로 폐교 위기에 몰렸다가 2017년부터 시작된 학동 구역 아파트 1400여 세대의 입주로 학생 수가 증가해 숨통을 틔웠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수창초교의 경우 옛 명성을 되찾을 것으로 낙관한다”며 “중앙·서석초교도 인근의 주상복합 아파트 건립 등을 통해 도시재생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