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지하철을 타러 가던 한 시민이 에스컬레이터 소음이 심하다며 “안전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관련 기관 해당부서에 신고했다. 그러나 이 부서는 원론적이고 소극적인 답변으로 일관했다. 그러자 서울시 소속 시민감사옴부즈만이 나섰다. 직접 현장조사를 나가 소음 발생 원인을 찾고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문제의 에스컬레이터는 그제야 수리가 완료됐다.
A씨는 서울시 산하 ○○공사의 공공주택지구 지구계획 변경과 관련해 시민감사옴부즈만위원회에 부당함을 호소하는 민원을 제기했다. 위원회는 조사를 진행하던 중 문제가 있다고 판단, 직권감사로 전환했다. 감사 결과 불합리한 제도가 원인으로 확인돼 공사측에 개선을 요구했다. A씨는 위원회의 업무처리에 고마움을 표시하는 내용의 감사편지를 서울시장실에 보냈다.
서울시 시민감사옴부즈만위원회는 올해 초 ‘고충민원 직접검토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현장조사와 중재, 직권감사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민원을 시민의 눈높이에서 해결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옴부즈만위원회는 시민 입장에서 시정을 감시하고 시민의 권익을 보호하는 독립적인 시장 직속 합의제 행정기관이다. 2016년 2월 4일 전국 최초로 출범해 현재 위원장을 포함해 7명의 시민감사옴부즈만과 30여 명의 조사관들이 활동 중이다. 위법 부당한 행정처분으로 인한 고충민원 조사 처리 및 조정 중재, 시민이 청구하는 시민 주민감사 실시, 공공사업에 대한 공정성과 투명성 감시 평가 등 역할을 맡는다.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민원에 대해서는 ‘민원배심법제’를 통해 해결에 나서고 있다.
위원회가 고충민원 직접검토 시스템을 도입한 지 약 5개월 동안 검토한 민원은 총 1640건으로 하루 평균 14.5건에 이른다. 이중 202건은 사업부서 차원에서 해결하기 어렵거나 고질적인 민원으로, 위원회가 직접 종결 단계까지 책임지고 전담했다.
종전의 고충민원 처리가 응답소(120)에서 분류해주는 고충민원을 전달받아 처리하는 방식이었다면 ‘고충민원 직접검토 시스템’ 도입 이후에는 매일 위원장 주재 회의를 열어 인 허가, 질의 건의 같은 일반민원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민원에 대한 처리방향을 직접 결정하는 시스템으로 바꿨다. 필요시 직접조사 및 시정조치, 민원인에게 결과 통보까지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처리한다. 회의에는 변호사, 건축사, 감사원 출신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시민감사옴부즈만과 고충민원 처리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한 고충민원전문관 등이 참여한다. 위원회는 지난 4월 고충민원만을 전담하는 2개 팀을 신설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