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천 성경전래지기념관 이병무 관장은 1996년 12월 서천으로 내려와 야학, 청소년 공부방, 무료 급식 등 지역을 섬기는 일을 했다. 2002~2003년 서천군기독교연합회 서기, 2014년에는 서천군기독교연합회 회장으로 기념관 사업에 함께했다. 2016년 7월쯤 기념관 개관을 앞두고 관장 후보에 올랐다. 주변에선 ‘목회와 관장직을 겸할 수 있겠는가’라며 일부 염려 섞인 목소리도 있었지만 담임으로 있는 서천 삼산교회 성도들의 이해와 ‘한국 최초 성경전래지기념관을 하나님께 초점 맞추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곳으로 만들어 가겠다’는 간절한 마음이 어우러져 초대관장을 지내게 됐다. 이 관장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했다.
국내 최초 ‘성경전래지기념관’이 생기다
서천 마량진 갈곶이 성경 전래지라는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는 숭실대 박물관장 김양선 목사와 총신대 박용구 박사, 감신대 이덕주 교수 등 외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2003년 1월쯤 지역신문에 향토사학자 유승광 박사가 ‘서천이 우리나라 최초로 성경이 전래된 곳이다’라는 기사를 봤다. 서천군 기독교계 입장에서는 이후 “우리 지역에서 부각을 시켜 성지를 만들어야 할 일이다”라고 너도나도 입을 모아 얘기했고, 군 문화관광과와 기독교연합회 내 성경전래기념사업회(회장 하영수) 소속 목회자들이 처음 만났다.
명확한 고증을 위해 각 교단의 협조 속에서 이만열 국사편찬위원장, 박대헌 책박물관장, 연규홍(한신대) 박용규(총신대) 김홍기(감신대) 박명수(서울신대) 박응규(아세아연합신대원) 이호우(한국성서대) 교수 등 역사학자를 초청해 네 차례에 걸쳐 고증세미나와 국제학술세미나를 가졌다. 그리고 서천 마량진이 한국 최초로 성경이 전래된 장소라고 학계와 교계에 선포했다. 서천군의 기부채납으로 2014년 착공에 들어갔고, 2016년 9월 5일 성경전래 200주년 기념으로 성경전래지기념관을 개관할 수 있었다.
이 관장은 “이곳에 한국 최초로 성경이 전해졌다는 것은 영국 선교사들의 조선에 대한 복음전파의 열정이 얼마나 뜨거웠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라며 “기념관은 단순히 관람하는 곳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이 이 땅에 임했다, 하나님의 손길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교회는 성경이자 말씀으로 한마음이 될 수 있다. 그 성경과 말씀에 초점이 맞춰진 곳, 크리스천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곳이 바로 기념관”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장은 기념관을 꽃 피우는 일에 적극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그는 “기념관을 다녀가신 분들이 아낌없이 주변 분들에게 선포하고 표현해주셔서 그분들로 하여금 이곳을 방문해 하나님을 찬양하고 영광 돌려 함께 기념관을 세워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장은 “관람객들은 이곳은 구경하는 곳이 아니라 성지이자 사람에게 초점이 맞춰진 곳이 아닌 하나님께 초점을 맞춰진 곳이다. 하나님에게 초점이 맞춰진 기념관임을 알고, 사모하는 마음으로 오시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한국은 짧은 역사 속에 하나님의 복음을 열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복음과 같이 성장한 나라다. 하지만 그에 합당한 “하나님이 계셨다”라는 고백을 그리스도인들은 하지 못했다. 이 관장은 “그런 하나님 앞에 영광을 돌려 드리는 거룩한 물결이 이곳을 방문하신 분들을 통해 날마다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서천=글·사진 이용문 드림업 기자 blackansl@dreamup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