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웃음과 자상함 사라진 남편… 부활 믿고 원망 눈 녹듯이 녹아

입력 2019-07-29 00:10

담벼락을 칠판 삼고 장독대 항아리들을 학생 삼아 가르치는 선생님 놀이를 무척 좋아했던 나는, 원하던 사범대학에 입학했다. 3학년 때 여섯 살 위인 직장인을 만났는데 나이가 많다는 부모님의 강한 반대에 헤어진다고 하고 6년간의 비밀연애를 시작했다. 간호사인 언니와 한방을 쓰다 보니 커튼으로 서로 사인을 주고받으며 숨죽이며 만났다. 오빠가 어둠 속에서 개똥을 밟은 적도 있고, 추운 겨울날에 얼굴도 못 보고 몸이 꽁꽁 언 채 그냥 돌아가기도 했다.

졸업 후 시골 중학교에 첫 발령을 받았고 1년 후 다시 학교를 옮겼다. 그럴 때마다 우리 이야기에 감동한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은밀한 데이트는 계속됐다. 4년 후 바로 위의 언니가 결혼하자 용기를 내서 가족들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처음에는 기막혀하셨지만 결국 오빠를 반갑게 맞아주셨고 겨울에 결혼식을 올렸다. 시댁 식구들은 직장 생활을 하는 나를 많이 배려해주셨다. 큰 아이가 두 살 때까지 많이 행복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남편이 술을 마시고 들어오는 날이 늘어났고 말투와 태도도 서서히 변해갔다. 매사에 비판적이었고 웃음과 자상함도 사라졌다. 내 마음은 실망과 미움만 차곡차곡 쌓였고, 주일날 정장을 하고 함께 교회 가는 것이 참 곤욕스러웠다.

학교를 춘천으로 옮기자 두 아이를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니가 한 명씩 맡아줬지만 퇴근하고 양쪽에 오가는 삶은 정말 힘들었다. 그런데 남편은 주말에도 테니스, 축구, 마라톤 등에 빠져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어느새 남편의 변화는 수위를 넘어 안 피우던 담배를 피우고 심한 욕설을 하며 술병을 깨서 들고 윽박지르며 식탁 의자도 던졌다. 반복되는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미칠 것만 같아 ‘하나님, 저 좀 살려주세요’ 하며 간절히 엎드려 하나님을 찾았다.

어느 날 나를 위해 늘 기도하던 같은 학교의 한마음교회에 다니는 선생님이 우선 예수님을 만나야 한다고 했다. ‘예수님을 만나야 한다고?’ 이해가 안 됐지만 한마음교회에 나가며 열심히 성경을 읽었다. 그때 예수님이 나와 같은 실존 인물인 사실을 알게 돼 너무 놀랐다. 그런데 그 예수님이 예언대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다시 살아나신 것이었다. 부활 사건 이후 180도 달라진 제자들의 삶을 통해 성령께서 정확히 그분이 누구인지 내게 알려주셨다. 부활로 예수님이 하나님이심이 확증되자 그동안 내가 예수님을 믿지 않고 내가 내 인생의 주인 되어 살았던 삶이 바로 보였다. 나는 예수님을 믿지 않은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나의 주인으로 고백했고, 그때부터 내 삶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몇 번이나 응급실에 실려 가도 감사했고, 남편에 대한 원망도 눈 녹듯이 녹았다. 모든 문제는 바로 내게 있었다. 그때 정신과 간호사였던 언니에게 우울증이 생겼다. 게다가 어렵게 얻은 둘째가 4개월 만에 세상을 떠나 당장 잘못될 것 같아 기도하기 시작했다. 감사하게도 언니는 교회에 왔고 천국에서 아이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소망을 갖고 곧바로 예수님을 영접했다. 그러자 우울증이 사라지며 몸과 마음이 완전히 치유되는 놀라운 역사가 일어났다. 강사 선생님은 예수님을 영접하고 간증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많은 교회에 가서 간증했다. 지독한 컴퓨터게임 중독에서 벗어나 컴퓨터 중독 강사로 열심히 일하는 청년도 나왔다.

교회에 나가지 않고 힘들어하는 남편을 주님처럼 섬겼고, 결국 남편도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 자상하고 사랑이 넘치는 남편으로 변했다. 친정과 시댁에 제사가 끊어졌고 파킨슨병인 시어머니와 치매인 친정아버지도 몸은 불편하지만 예수님을 영접하고 날마다 평강을 누린다. 힘들었던 우리 가정이 진짜 사랑 위에 든든히 세워져 주를 위해 함께 달려가게 해주신 하나님이 너무 감사하다. 내게 남은 날 오직 이 기쁜 소식을 전하는 삶을 살 것이다.

이은미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