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이혼으로 어렸을 때 조부모님과 함께 살았다. 할아버지의 경제력 덕분에 풍족한 학창 생활을 보냈지만 고등학교 때 갑자기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집안은 치열한 전쟁터가 됐다. 수능시험을 며칠 앞두고 고모가 ‘왜 여기 있어? 이 집에서 당장 나가서 아빠한테 가!’ 나는 눈물로 짐을 싸 들고 나왔다. 친구 집을 전전하며 이를 악물고 공부해서 수능시험을 보고, 외환위기로 회사도, 집도 팔고 두 번째 이혼을 한 아버지와 동생과 함께 허름한 옥탑방에 살았다. 그런데 설날 아침 주인집 아들이 월세를 제때 안 냈다고 나가라고 했다. 바로 휴학을 하고 낮에는 건설현장, 저녁엔 과외로 월세와 공과금을 냈다. 그때부터 복수의 칼을 갈며 반전 드라마를 썼다.
내 자존심을 지키는 유일한 수단은 돈이었다. 결국 보험회사 영업사원으로 뛰기 시작했다. ‘SKY’ 출신의 간판도, 전자공학도의 목표도 이루었지만 그것까지 바로 버렸다. 나름 성과를 냈고 지금의 아내와 결혼을 했다. 20대에 팀장, 30대 초엔 연봉 1억원을 넘겼다. 우수대리점의 타이틀도 얻었지만 나는 만족하지 못했다. 그런데 정말 어이없게도 나가라는 소리를 세 번째 들었다. 실적 좋은 세 명이 ‘회사 한 번 차려볼까?’ 하며 의논하는 것을 감지한 회사의 압박에 결국 나는 짐을 쌌고, 대기업을 상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이 쓰러지고 말았다.
순식간에 모든 것이 무너지며 앞이 보이지 않았다. 원망과 복수심, 분노와 좌절감, 상한 자존심과 명예욕이 뒤엉켜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아내의 ‘세상의 것으로 나를 가득 채우고 있으면 절대로 하나님을 만날 수 없다. 내려놔야 한다’는 말이 마음속에 울려 퍼지며 눈물이 폭포수처럼 쏟아졌다. 그리고 바로 아내와 함께 한마음교회에 갔다. 교제한 형제님이 ‘하나님이 살아 계신 것을 믿을 수 있냐?’고 물었다. 난감해하는데 형제는 그 증거가 바로 예수님의 부활이며 역사서인 성경에 정확히 기록돼 있다고 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죽고 3일 만에 부활했다’는 것도, 성경이 역사인 것도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하나님이 살아 계신 증거라는 것은 좀 의아했다.
그런데 순간 깜짝 놀랐다. 성경이 정확한 역사인데 왜 사실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지 도리어 이상해진 것이다. 제자들이 목숨을 걸고 예수님의 부활을 전했고, 수많은 사람이 직접 목격했다는 기록을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이 확실한 역사적 진실, 예수님은 전능자 하나님이셨다. 예수님이 누구신지 부활로 풀어지니까 성경의 모든 말씀에 바로 '아멘'이 되었다.
그런데 2000년 전의 예수님이 내 죄 때문에 십자가에서 죽으셨다는 것과 내 뜻대로 살아온 것이 죄라는 것은 인정이 안 됐다. 시점도 맞지 않았다. ‘저는 그때 태어나지도 않았고 제 마음대로 살지도 않았어요. 강도도 구원하셨는데 나는 지옥이라고요?’ 규칙을 잘 지키며 착하게 살았는데 너무 억울했다. 그런데 어느 날 이사야 14장의 ‘하나님과 비기려는 마귀의 마음’이라는 말씀이 가슴에 팍 꽂혔다. 바로 하나님을 밀어내고 내가 주인 되어 그 보좌에 앉으려 했던 마귀와 같은 마음 중심을 깨닫게 됐다.
그동안 내 멋대로 살아온 삶을 눈물로 회개하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내 마음의 주인으로 모셨다. 그러자 원망, 분노가 하나님의 사랑에 눈 녹듯 사라지며 원망과 복수의 대상이었던 사람들도 하나님이 기다리는 영혼임을 알게 됐다. 나는 즉시 그들을 위해 기도를 하며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다. 보험영업을 할 때 알았던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어 너무 감사했다.
이젠 세상이 네 번째 내쫓아도 나를 사랑하시는 단 한 분, 예수님이 함께하시니 아무 염려가 없다. 쫓겨난 존재가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의 사명자로 이 땅에 파송된 자로 바꾸어주신 나의 주인 되신 예수님께 모든 감사와 영광을 드린다.
박상균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