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자업계 6개 단체 “일 수출규제, 글로벌 ICT 산업 위협”

입력 2019-07-25 04:05

미국 전자업계를 대표하는 단체 6곳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해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불투명하고 일방적 조치’라고 지적하면서 조속한 타결을 촉구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4일 페이스북 계정에 “반도체 관련 수요·공급 기업들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 정보기술산업협회(ITI), 전미제조업협회(NAM) 등에서도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글로벌 공급망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감안해 한·일 양국이 조속히 문제를 해결하고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을 촉구하는 공동명의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서한은 유 본부장과 일본의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 앞으로 발송됐다.

공동서한을 보낸 단체들은 SIA, ITI, NAM 외에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컴퓨터기술산업협회(CompTIA), 소비자기술협회(CTA) 등 6곳이다. 애플, 구글 등 미국의 정보기술(IT)·전자업체를 아우르는 단체들이다.

이들은 서한에서 “최근 발표된 일부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규제와 관련한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이번 사안의 조속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의 갈등이 규제 불확실성, 잠재적인 공급망 붕괴, 제품 출하 지연 등을 초래할 수 있고 이는 글로벌 경제 전체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불투명하고 일방적인 수출규제 정책은 궁극적으로 자국 내에서는 물론 외국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기업과 노동자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 세계 ICT 산업과 제조업은 상호연관성, 복잡성이 작용하는 공급망과 적기 재고 확보 등에 의존하고 있다. 일본과 한국은 이런 글로벌 밸류체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절대 강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면 미국 업체들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 단체들은 “글로벌 ICT 산업과 제조업의 장기적인 피해를 피할 수 있도록 두 나라가 신속한 해결을 모색하는 동시에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행동을 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면서 “모든 국가가 수출규제 정책을 변경할 때 투명성과 객관성, 예측 가능성 등을 담보할 수 있도록 다자간 접근 방식을 채용해 달라”고 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