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인공지능(AI)과 로봇 사업 육성에 한창이다. 기존 주력산업인 반도체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으로 확장하고, 전장사업(자동차 전기부품)도 본격 양산에 착수했다.
삼성전자는 2년여 전부터 AI 산업 진출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 삼성 리서치 산하에 AI센터를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미국 실리콘밸리·뉴욕, 영국 케임브리지, 캐나다 토론토·몬트리올, 러시아 모스크바에 AI 연구센터를 개소했다. 현재 5개국에 7개의 AI 연구센터를 운영하며 AI 분야 권위자인 미국 프린스턴대 세바스찬 승 교수 등 우수 인재 영입에 나서고 있다. 2020년까지 1000명 이상의 AI 선행 연구개발 인력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로보틱스도 최근 삼성전자가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다. 지난 1월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9에서 삼성전자는 ‘삼성봇(Samsung Bot)’과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GEMS)’을 처음 공개했다. 사회가 점차 고령화되고 가족들의 건강과 생활을 돌보는 것이 중요해지면서 ‘헬스’와 ‘라이프’ 케어 분야에 집중한 로봇들을 선보인 것이다.
기존 주력산업인 반도체 분야에서는 파운드리 사업을 위한 인재·기술력 확보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메모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내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 연구개발 및 생산시설 확충에 133조원을 투자하고, 전문 인력 1만50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EUV(극자외선) 기술 기반 ‘5나노 공정’ 개발뿐만 아니라 7나노와 6나노 파운드리 공정에서도 양산을 시작했다. EUV 공정을 적용한 7나노 제품은 이달 중 출하될 예정이며 6나노 공정 기반 제품은 대형 고객과 생산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협의가 잘 진행되면 올해 하반기 양산할 예정이다.
전장사업 확대를 위해 삼성전자는 2016년 11월 미국 전장전문 기업 하만(Harman)을 인수했다. CES 2018에서 하만과 공동 개발의 첫 결실인 차량용 ‘디지털 콕핏’을 선보였고, 이듬해인 CES 2019에서 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디지털 콕핏은 가정용 기기들과의 연결성을 높이고 이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미래형 커넥티드카 조정석 플랫폼이다.
중국 전기차 제조기업 ‘BJEV(베이징 일렉트릭 비히클)’은 디지털 콕핏을 공급받아 프리미엄 차량 ‘아크폭스(ARCFOX)’에 적용하기로 했다. 중국 자동차 업체인 ‘창청자동차(長城汽車·GWM)’는 차량용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사이버보안, OTA 솔루션(소프트웨어 자동 무선 업데이트) 등을 공급받기로 했다. 또 다른 중국 자동차 업체인 ‘리딩 아이디얼(Leading Ideal·理想智造)’에는 자동차용 이더넷·HMA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내용의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