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첫 단독 방한한 볼턴 “중요 동맹과 생산적 회의 기대”

입력 2019-07-24 04:04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3일 방한 전 올린 트윗. 중요한 동맹과의 생산적인 회의가 기대된다고 적혀 있다. 트위터 캡처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3일 1박2일간의 일정으로 방한했다. 볼턴 보좌관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연쇄회동하고 한·일 갈등, 북핵 협상, 호르무즈해협 파병 문제 등의 외교안보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 방문 사실을 전하면서 “인도·태평양 안보와 번영에 필수적인 중요한 동맹국과의 생산적인 회의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볼턴 보좌관의 단독 방한은 지난해 3월 취임 후 처음이다. 그는 경기도 오산 공군기지를 통해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볼턴 보좌관은 방한 이튿날인 24일 외교안보 라인을 잇달아 만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한·미동맹 강화 방안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강 장관은 24일 오후 볼턴 보좌관과 면담을 갖는다”며 “양측은 한·미동맹 강화 방안, 그리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항구적 평화 구축, 역내 정세 및 여타 상호 관심 사안에 대해 폭넓게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볼턴 보좌관과 면담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로 한·일 갈등이 악화일로인 상황에서 미국이 볼턴 보좌관 방한을 계기로 양국 사이를 중재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일 갈등과 관련해) 우리 입장을 설명하게 될 것”이라며 “(한·일) 양국 관계가 이런 상황에 처한 것에 미국 측 판단이 있을 테니 미국 측 입장도 이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볼턴 보좌관은 방한에 앞서 일본을 방문했다. 그는 전날 일본에서 고노 다로 외무상과 회동해 최근 한·일 갈등에 대한 일본 측 입장을 청취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함께 방한한 것으로 보이는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이 23일 오후 서울 중구 밀레니엄 서울힐튼 호텔에서 나와 차에 타고 있다. 연합뉴스

볼턴 보좌관의 이번 방한에서는 협정 연장 시한이 30여일 앞으로 다가온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는 애초 ‘협정 재연장’ 가능성에 무게를 뒀지만 최근 한·일 갈등이 격화되면서 “모든 옵션을 검토한다”는 입장까지 밝혔다. 미국은 지소미아가 파기될 경우 한·미·일 삼각 안보 협력관계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호르무즈해협에 민간 선박을 보호하기 위한 연합체 구성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참여를 정식 요청할지도 관심사다. 청와대 관계자는 “호르무즈해협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대안을 검토 중에 있다는 정도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임성수 손재호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