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역 일대가 낙후된 이미지를 씻어내고 서울 동북권 중심으로 빠르게 탈바꿈하고 있다. 철도교통망 확충으로 유동 인구가 늘고, 청량리4구역 재개발이 본격화되면서 2022년까지 50~60층 건물 9개동이 우뚝 설 예정이다.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에 청량리가 추가된 ‘청마용성’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다.
유덕열(사진) 서울 동대문구청장은 23일 서울시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동대문구를 대표하는 청량리역 일대 발전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고 밝혔다. 청량리역 재개발의 핵심은 청량리4구역이다. 속칭 ‘청량리 588’로 불리던 집창촌이 있던 자리에 면적 4만1602㎡, 높이 약 200m로 지상 65층, 지하 7층 규모의 주상복합건물 4개동과 호텔 백화점 공연장 등을 갖춘 42층 랜드마크 타워 1개동이 건설되고 있다. 1425세대가 입주할 예정인데 오는 25일 1순위 청약자들의 일반분양을 마감한다. 청량리역 재개발에 반대해 철거 대상 건물 옥상에서 6개월간 투쟁을 벌여온 세입자 2명도 유 구청장의 간곡한 설득 끝에 내려왔다.
청량리4구역 주변으로는 동부청과시장 정비사업과 청량리3구역 재개발, 성바오로병원 부지 오피스텔 신축사업도 활발하다. 동부청과시장이 있던 용두동 39-1번지 일대엔 지상 59층의 주상복합건물 4개동이, 용두동 청량리3구역에는 지상 40층 주상복합건물 2개동이 지어지고 있다.
청량리동과 회기동 일원 49만8993㎡에 대한 도시재생도 추진된다. 동대문구는 지난 3월 서울형 경제기반형 후보지 신청서를 서울시에 제출하고 5월엔 주민 공청회를 개최했으며, 8월에는 국토교통부 뉴딜사업(경제기반형)에 해당 지역을 신청할 예정이다. 구는 이곳에 연구·개발(R&D) 맞춤형 생활환경, 연구자와 주민이 함께 소통하는 공간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동대문구가 화려한 변신을 꿈꾸는 건 그물망처럼 짜인 교통망 덕분이다. 청량리역을 중심으로 60여개의 대규모 버스 노선과 함께 서울지하철 1호선, 경의중앙선, 경춘선 ITX, KTX 강릉선 등 주요 간선 철도망이 구축돼 있다. 여기에 더해 인천 송도~용산~청량리~남양주 마석을 잇는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B노선과 양주~청량리~삼성~수원을 잇는 GTX C노선이 건설될 예정이다.
올해 2월 발표된 제2차 서울시 도시철도망 구축 계획에 서울 강북횡단선(목동~청량리)과 면목선(청량리~신내동)도 포함됐다. 이 사업들이 마무리되면 청량리역은 서울 동부 최고의 교통 중심지로 거듭나게 된다. 유 구청장은 “차근차근 준비해온 사업을 활발하게 펼쳐 퇴색한 낙후도시란 오명을 벗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