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 사의 표명

입력 2019-07-19 04:04
사진=뉴시스

최종구(사진 ) 금융위원장이 취임 2년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금융위원장 임기가 3년이지만 인사권자 선택폭을 생각해 최근 사의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내각 개편이 검토되고 있다”며 “인사권자의 선택폭을 넓게 해주기 위해 위원장 자리에서 내려오기로 최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상조 정책실장이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있을 때 금융 문제에 대해 여러 유익한 조언을 주고받았던 일을 언급했다. 그는 김 실장이 ‘좋은 파트너’였다면서 “공정위와 금융위 업무협조가 잘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두 부처 수장이 서로 호흡을 맞춰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의 거취는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최종 결정한다. 평소 총선 출마를 부인했기 때문에 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기용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한 최 위원장은 일본의 수출 규제가 국내 금융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못 박았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체계를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상황은 신용도가 낮아서 자금 조달이 안 되는 ‘경제 문제’와 다르다”며 “한국 거시경제의 건전성과 국내 금융기업들의 신용도가 모두 높아 해외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다”고 평가했다.

또 국내에서 일본계 자금의 규모가 전체 외국인자금의 2%를 겨우 넘는 수준이라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악화돼 산업계에 피해가 갈 경우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최 위원장은 “수입원을 일본에서 다른 나라로 대체하려고 하는 기업에 필요한 설비자금을 지원할 것”이라며 “굳이 이번 일이 아니더라도 당연히 검토하고 있었던 지원 프로그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 위원장은 언론 보도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2008년 금융위기 때 기재부에서 일하던 일화를 소개하면서 “외신들이 한국계 은행들이 ‘굶어 죽을 수도 있다’고 자극적으로 기사를 쓰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다”며 “최근 보도를 보면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이런 보도는 시장에 불안감만 줄 뿐”이라고 말했다.

최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