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앱’ 사진 무단수집·러 제공설에 미 민주, 발칵… 당원들에 “당장 지워라”

입력 2019-07-19 04:05

사용자의 현재 사진을 바탕으로 노인이 됐을 때 모습으로 바꿔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페이스앱’(사진)이 개인정보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무단으로 사용자 사진을 수집하고 이를 러시아 정부에 제공하고 있다는 소문이 인터넷에서 확산됐기 때문이다. 개발사 측은 즉각 사실 무근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급기야 2016년 대선 당시 정보 유출로 곤욕을 치렀던 미국 민주당은 당원들에게 페이스앱 주의보를 발령했다.

2017년 선보인 페이스앱은 얼굴 사진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더 젊거나 늙은 모습으로 바꿔주는 사진 편집 앱이다. 이 앱은 다운로드 건수가 1억회를 돌파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세계적인 스타들이 페이스앱으로 편집한 자기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했다.

페이스앱이 개인정보 침해 논란에 휩싸인 건 사용자 약관 때문이다. 개발사 측이 사용자 사진을 수정, 복제, 출판할 권리를 갖는다는 조항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에서 제기됐다. 개발사가 러시아 업체라는 이유로 페이스앱이 러시아 정부에 사용자 사진을 제공할지도 모른다는 추측까지 나왔다. 뉴욕포스트는 17일(현지시간) “이제 러시아가 당신의 옛날 사진을 소유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올리기도 했다.

개발사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야로슬라프 곤차로프 페이스앱 최고경영자(CEO)는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보낸 입장문에서 “페이스앱은 사용자가 편집을 원하는 사진만 업로드한다. 나머지 사진은 사용자 스마트폰에 그대로 남아있다”며 “저장된 사진 역시 48시간 안에 삭제된다”고 밝혔다. 그는 “원할 경우 성명 또는 이메일 등 개인정보를 입력하지 않고도 페이스앱을 사용할 수 있으며 이미 사용자의 99%가 그렇게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러시아 정부와의 유착 의혹도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논란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CNN에 따르면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2020년 대선 관련 보안 경보를 통해 스마트폰에서 페이스앱을 즉각 삭제하라고 당원들에게 통보했다. 밥 로드 DNC 정보보호 최고책임자는 “페이스앱은 신기한 기능을 갖고 있지만 러시아에서 개발됐다는 점에서 위협 요소가 있다”고 경고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 정부의 사이버 공격으로 내부 이메일이 유출돼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은 경험이 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