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출규제 해결토록 대통령 도울 때”

입력 2019-07-18 18:30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17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출입기자 간담회를 갖고, 일본의 수출 규제와 관련해 답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금은 생각의 차이를 접어두고 대통령이 잘 대처할 수 있도록 도울 때”라고 말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단합된 힘으로 정부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17일 오후 제주 신라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입장과 견해가 서로 다를 수 있지만, 지금은 표면에서 서로 비난하고 갑론을박할 때가 아니다”며 “최선을 다해서 대통령이 현재 상황을 잘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의견 차이를 드러낼 때마다 일본에 이용당하는 상황”이라며 “좀 더 차분하게 우리 내부에서 뜻을 모아 정부가 잘 대처할 수 있게 각자 역할에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 회장은 기업들이 이번 일을 계기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리스크 관리 문제에 다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 소재를 많이 쓴 건 품질, 납기일 등 종합적인 공급 안정성 부분에서 일본 기업이 뛰어났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일본이 스스로 공급 안정성을 무너뜨린 만큼 이제부터는 그림이 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소재 국산화가 말처럼 쉬운 문제가 아닌 건 분명하다. 하지만 이번 일은 앞으로 재발할 수 있으므로 근본적인 차원의 접근을 해야 한다”면서 “쉽지 않기 때문에 기업은 최선을 다해야 하고 정치권도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급선 다변화를 위해 대체품을 개발하는 데 허가에만 2년이 걸리면 되겠냐”면서 “정부나 국회도 나서서 빨리 처리할 건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소재 국산화가 꾸준히 거론됐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소재 개발하는 데만 돈을 넣는다고 되는 게 아니다. 쓰는 쪽에서도 동기가 있어야 한다”면서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이제부터는 달라질 거 같다. 만드는 쪽도 사는 쪽도 동기부여가 됐다. 바람직한 상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회장은 “소재 다변화의 속도를 내려면 꼭 국내에서 모든 걸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말고 해외 업체와 협업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규제개혁 성과에 대해선 “지난 6년간 규제개혁을 해달라고 했는데 이제 겨우 첫 번째 단계인 개혁 당위성 공감까지 온 거 같다”면서 “아직 전반적으로 규제개혁이 잘되는 거 같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규제가 없어지거나 바뀌면 그에 따른 고통이 수반되게 마련인데 규제가 사라졌는데도 아무 반응이 없다는 건 없애도 그만인 게 없어진 것일 뿐”이라며 “힘들고 어려운 걸 고치는 게 필요한데 그게 얼마나 잘됐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제주=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