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의 외딴 섬마을에서 십수년째 홀로 인술을 펼치며 여생을 바치고 있는 백발의 의사가 올해 성천상을 받는다.
JW그룹 공익재단인 중외학술복지재단(이사장 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은 7회 성천상 수상자로 이강안(83·사진) 청산도 푸른뫼중앙의원 원장을 선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원장은 ‘부와 명예보다 희생과 나눔으로 더불어 사는 것이 진정한 삶’이라는 신념 아래 안정된 노후생활 대신 연고가 없는 전남 완도군 청산도와 인근 섬마을의 유일한 의사로서 16년째 헌신하고 있다.
1962년 전남대 의대를 졸업하고 개인병원을 운영하던 이 원장은 근무 의사가 없어 폐원 위기에 몰린 푸른뫼중앙의원 소식을 접하고 2004년 원장을 자임했다. 당시 청산도는 내륙으로 향하는 배편이 하루 한 번밖에 없을 정도로 고립된 환경이었다. 어업과 농업에 종사하는 고령 환자가 많아 응급상황이 수시로 발생하는 곳이기도 하다.
푸른뫼중앙의원은 2200여명이 살고 있는 청산도의 유일한 의료기관이다. 2003년 설립됐지만 1년간 의사가 네 차례나 바뀔 정도로 의료환경이 열악했다.
이 원장은 생업에 바쁜 주민들을 위해 오전 7시40분부터 진료를 시작하며 하루 평균 120명의 환자를 돌본다. 남다른 선행도 펼쳐왔다. 형편이 어려운 이웃에게 쌀과 고기를 지원하고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기증하는 등 매년 1000만원 이상의 기부를 실천하고 있다.
성천상은 JW그룹 설립자인 성천 고(故) 이기석 선생의 생명존중 정신을 기려 2013년 제정됐다.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1억원이 수여된다. 시상식은 다음 달 27일 홀리데이인광주호텔에서 열린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