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반기는 백화점, ‘초저녁 마케팅’ 집중

입력 2019-07-11 04:08
현대백화점이 12일부터 한 달여간 진행하는 여름행사 ‘현백 바캉스’의 홍보 포스터. 현대백화점 제공

백화점이 이른 더위를 반기고 있다. 더위에 지친 직장인들이 초저녁인 오후 6시부터 백화점을 찾는 경우가 크게 늘어서다. 할인·문화 행사도 퇴근시간대에 집중 배치하는 등 백화점업계의 초저녁 고객 쟁탈전도 뜨거워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12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현백 바캉스’ 행사를 진행한다고 10일 밝혔다. 오후 6시 이후에 마케팅 프로모션을 대폭 집중시키는 게 골자다. 압구정 본점 등 5개 점포 하늘정원에서는 ‘루프탑 비어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미아점에서는 ‘물총 서바이벌’, 신촌점에서는 ‘별밤마켓’ 등의 문화행사가 모두 오후 6시 이후에 열린다.

의류상품 할인행사도 오후 6시 이후로 옮기고, 행사 규모 및 횟수도 50% 이상 늘릴 계획이다. 6시 이후 식당가를 찾는 고객에게는 10~30% 할인 혜택도 제공된다. 식품관에도 저녁 고객들에게 신선상품을 10~30% 할인 판매한다. 목동점은 인기 의류상품을 최대 60%까지 할인 판매하는 등 점포별 자체 할인행사도 진행된다.

휴가 시즌과 맞물리는 7월은 일반적으로 백화점 비수기다. 하지만 최근에는 퇴근 직후 열대야를 피해 백화점을 찾는 직장인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지난해에는 오후 6~8시 매출 비중이 20.1%에 달했다. 오후 2~4시와 4~6시 매출은 각각 1.2% 포인트, 1.0% 포인트 줄었다. 백화점 매출 황금시간대인 오후 2~4시와 비교해도 매출 격차가 4% 포인트에 불과하다.

올해는 예년보다 일찍 더위가 찾아오면서 백화점업계가 더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에 이르렀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기록적인 폭염과 열대야로 초저녁 시간에 백화점을 찾는 고객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은 평일 오후 5시 이후에 방문한 직장인 고객에게는 의류·식품 상품 할인권도 제공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고객들은 날씨가 더워지면 쇼핑, 식사, 휴식을 함께할 수 있는 백화점을 많이 찾는다”며 “더운 여름철 낮보다 저녁 활동이 많아지는 점을 고려해 고객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문화센터는 ‘여름밤 우리가 뜨거운 온도’라는 주제로 다양한 테마 강좌를 열었다. 우선 오는 17일 오후 7시 롯데월드타워에서 미술전시 해설가를 초빙해 전시투어를 진행한다. 다음 달 30일까지는 마포대교와 잠수교, 성수대교 일대를 달리는 나이트런 강좌도 선보였다. 모두 여름밤 고객의 발길을 백화점에 잡아두기 위해 진행하는 문화행사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