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교회가 나아갈 길

입력 2019-07-12 17:03

기독교 역사에서 교회는 늘 수난과 고통을 겪었습니다. 그럼에도 언제나 이를 극복하고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됐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교회는 어떻습니까. 역사상 가장 어렵고 힘든 위기를 만난 것 같습니다. 지금처럼 세상에 철저히 외면당하고 비난받아본 적이 있었을까요. 더욱 우려스러운 건 교회가 위기의식을 갖지 않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예수님이 말씀한 마지막 때의 징조이며(마 24:1~14) 성경에 등장하는 종말 때의 모습입니다.(딤후 3:1~7)

이런 징조는 시대의 증상이기도 하지만 교회와 성도가 세속화된 어리석음이 만든 열매입니다. 이 위기에서 벗어나고 회복할 수 있는 길은 없을까요.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에서 답을 찾아야 합니다.

해답의 첫 번째 실마리는 사도행전 2장 36~37절 말씀입니다. 베드로의 설교는 고집스럽고 단순했지만 막혀있던 영혼의 얼음장을 흔들고 녹이기엔 충분했습니다. 사람들이 가슴을 치며 자복하게 했습니다. 이것이 복음의 능력입니다. 오늘날 교회는 이러한 복음의 능력을 상실했습니다. 교회가 사람이 주인이 되면서 그렇게 됐습니다. 복음의 능력을 상실해버린 현대 교회는 화려한 프로그램과 퍼포먼스로 강단을 채워나갑니다. 유머가 설교를 풍성하게 한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복음은 능력을 상실했고 교회의 빛은 어두워졌으며 소금은 맛을 잃었습니다. 교회가 복음의 능력을 회복하기 위해선 교회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두 번째 실마리는 사도행전 4장 31절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빌기를 다하매 모인 곳이 진동한다’는 말씀이 나옵니다. 교회엔 기도의 능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문제를 기도로 풀어가는 것이 신앙의 자세로 여겨졌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바리새인의 기도가 교회를 채웠습니다. 기도로 사람에게 감동을 줘야 한다고 생각하자 기도의 능력을 상실하게 된 것입니다. 욕심을 위한 기도, 이기적인 기도가 됐습니다. 이는 허공을 치는 헛된 기도입니다. 하나님 영광과 그분의 뜻을 찾는 기도의 본질로 돌아갈 때 기도의 능력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사도행전 5장 40~41절 말씀입니다. “그들이 옳게 여겨 사도들을 불러들여 채찍질하며 예수의 이름으로 말하는 것을 금하고 놓으니 사도들은 그 이름을 위하여 능욕을 받는 일에 합당한 자로 여기심을 기뻐하면서 공회 앞을 떠나니라.” 당시 권력자와 야합한 종교지도자의 사주로 사법 당국에 체포당한 사도들은 여러 심문을 받았지만 예수를 증거한 것 외에는 어떤 잘못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권력자들은 “예수의 이름을 증거하지 말라”고 협박하며 내보냈습니다. 안타깝게도 오늘날 우리 사법 당국에 끌려간 목회자 가운데 예수의 이름으로 끌려간 사람이 하나도 없습니다. 사기 절도 강간 횡령 살인 등으로 수감돼 있습니다. 이는 한국교회 목회자 가운데 소수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사법 당국에 가지 않은 우리는 얼마나 깨끗합니까. 하나님 앞에 깨끗하다고 설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됩니까. 교회가 거룩성을 상실했습니다.

세상이 교회에 요구하는 것이 하나 있다면 무엇이겠습니까. 거룩함입니다. 삶으로 보이는 거룩함입니다. 진실하고 성결한 교회, 절망한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교회, 이것이 진정 오늘의 교회가 나아갈 길입니다. 복음의 능력과 기도의 능력, 성결한 삶을 상실한 교회가 회복의 길로 나갈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합시다.

유흥목 안성 제일성결교회 목사

◇경기도 안성시에 있는 제일성결교회는 1986년 설립된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소속 교회입니다. 어린이집 등을 운영하며 마을 목회에 힘써왔습니다. 최근 새 예배당 입당을 앞두고 지역 복음화를 위한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유흥목 담임목사는 94년 교회에 부임했습니다. 공직생활을 하다 뒤늦게 목회자로 헌신했으며 서울신학대와 연세대대학원에서 신학을 공부했습니다. 호서대에서는 2006년 아동학과를 졸업했습니다. 부산 서울 등지에서 목회하다 고향인 안성으로 돌아와 26년간 교회를 지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