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 식목일, 광복절 등 모두 특이한 생일을 가진 우리 세 남매는 부모님 덕에 강남의 초현대식 2층집에서 부유함과 사랑을 누리며 자랐다.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병원에 근무하던 어느 날 ‘힘들게 공부해서 이런 일들로 인생을 보내야 하나?’ 하는 허탈한 마음이 들어 병원을 그만두었다. 새롭고 더 멋진 삶을 찾다가 몇백명의 경쟁을 뚫고 강남의 한 피트니스센터의 간호사로 입사했다. 그러나 역시 다람쥐 쳇바퀴 도는 생활에 회의가 일기 시작했다.
그러다 같은 회사에 다니던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성격 좋고 유머가 풍부한 남편이었지만 오래 교회를 다닌 나와 달리 그는 교회에는 다니지 않았다. 가정에 특별한 문제는 없었지만 ‘한 번밖에 없는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하며 다시 고민을 할 때 열심히 일한 만큼 성공할 수 있다는 다단계 사업을 알게 됐다. 단순히 돈만 버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든 네트워크로 사업과 함께 다양한 큰일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온 힘을 쏟아부었다. 밥 먹는 시간도 아끼며 노력한 결과 3년 만에 최고 단계인 다이아몬드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욕심이 지나쳤다.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하다 사업은 망하고 강남의 아파트 전세값마저 다 날렸다. 게다가 두 딸을 돌봐주시던 친정어머니의 간암소식까지 겹쳤다.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도 내 신앙은 아무 힘이 없었고,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앞길은 막막하고 두려웠다. ‘하나님은 살아 계신가? 왜 기도에 응답을 안 하시는가?’ 답을 찾아 교회를 전전하며 방황할 때 인생의 확실한 답을 찾았다는 아는 동생을 따라 춘천 한마음교회에 갔다.
교회에서 전도사님 한 분을 만났는데 4복음서의 예수님에 대해 말씀하셨다. ‘나는 이렇게 망해서 왔는데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지?’ 내가 원하는 방법이 아니어서 마음은 더 답답해졌다. 시간이 흐르며 조금씩 말씀이 들렸지만 예수님이 실존인물이라는 의문은 풀리지 않았다. 어려서부터 교회에서 형성된 예수님은 머리엔 후광이 있고 왼손에는 지팡이, 오른손에는 양을 안고 있던 성화에 있던 모습으로 우리와 전혀 다른 분이라고 나는 줄곧 생각했었다.
그때 문득 학교에서 배웠던 4대 성인이 떠오르며 사람은 확실해졌지만 오히려 부활은 더 믿어지지가 않고 의심만 커졌다. 내 신앙의 실상을 정확히 알게 되면서 제자들의 입장에서 부활사건을 보라는 말씀대로 간절히 엎드리자 성령께서 역사해 주셨다.
‘아! 제자들이 예수님의 부활을 직접 보았구나! 머리로 이해하고 믿은 것이 아니라 직접 보고 믿은 것이었구나! 예수님이 진짜 부활하셨구나!’ 예수님은 하나님이시고 모든 만물의 주인이셨다. 내 인생 원래 그분의 것인데 그런 하나님을 마음에서 몰아내고 내가 주인 되어 살았음이 정확히 보였다. 다단계를 할 때 ‘모두 정상에서 만납시다!’라고 구호를 외치며 내 인생의 목표를 성취하려 했던 것처럼 예수님을 밀어내고 내가 하나님이 되려고 했던 악랄한 죄가 정확히 보였다. 나는 그 자리에서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지 않았던 죄를 눈물로 회개하고 예수님을 내 마음에 주인으로 영접했다.
그 후 내 인생에 대반전이 일어났다. 함께하던 사업 파트너들을 한 명씩 찾아가 복음을 전하자 가족까지 변화돼 영혼 구원에 올인하는 분, 함께 교회에 다니며 사명자의 길을 가는 친구 등 하나님께서 나를 도구로 놀라운 일을 해 나가기 시작했다. 가족들도 하나둘 변하며 경제도 많이 회복됐다. 선데이 크리스천이었던 남편은 지금 함께 새벽을 깨우고 있고, 잠만 자던 큰딸은 대학생 훈련관에서 사명자로 훈련을 받는다.
이 세상에 만족함 없이 부와 명예만 좇던 내게 영원한 기쁨과 평강이 뒤덮고 있다. 오늘도 자신의 우상을 잡고 자기가 주인 되어 사는 영혼을 찾아 기도하며 집을 나선다.
전윤정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