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확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9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해 “LG화학은 현재로선 전혀 영향이 없다”면서도 “수출 규제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가정하고 시나리오 플래닝(계획 마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LG화학에서 일본의 규제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자동차전지의 소재인 음극재, 양극재와 분리막 등이다. 신 부회장은 “그동안 양극재, 분리막을 포함해 (공급처) 다변화 노력을 해왔다”며 “원료 다각화로 극복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시나리오를 짜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충북 청주 공장의 양극재 생산라인을 확장하는 방안도 계획 중이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신 부회장은 이날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LG화학의 4대 경영 중점 과제 및 중장기 전략 발전을 제시했다. 글로벌 기업인 3M에서 25년간 일했던 그는 LG화학의 글로벌화, 연구·개발(R&D) 혁신을 강조했다. 자동차전지, 바이오 등 미래 먹거리 산업을 확장하고 있는 LG화학은 R&D 분야에 사상 최대인 1조3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R&D 인재 영입에도 적극 나선다. 신 부회장은 “사람에 투자해 그걸로 소위 ‘승부’를 보는 전략을 갖고 가겠다”며 올해 2000명 채용 계획을 밝혔다.
최근 배터리 핵심 기술 유출 문제를 두고 SK이노베이션과 벌이는 소송전에 대해 신 회장은 즉답을 피했다. 다만 그는 중국 지리차와 설립한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언급하며 “누구와 협업을 하든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우리가 가진 기술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라며 “누구와 협업하더라도 그 부분(기술 유출)을 가장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신 부회장은 “(기업이)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기업윤리, 준법정신, 안전환경, 품질 등 기본 원칙, 가치체계에 관한 것”이라며 “절대 타협할 수 없는 가치관으로 조직에 내재화시켜 근본적인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