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가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가 자본시장의 ESG 환경을 선도적으로 구축하겠습니다.”
정지원(57·사진)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9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정 이사장은 “ESG 관련 사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ESG는 환경(Environmental)과 사회(Social), 기업 지배구조(Governance)의 영어 철자 앞 글자를 딴 용어다. 기업의 매출, 순이익 등 재무적 요소와 더불어 ESG와 같은 비재무적 요소도 기업 평가에 고려해야 한다는 ‘사회책임투자’를 의미한다.
ESG 투자는 최근 미국 유럽연합(EU)을 비롯해 글로벌 금융시장 트렌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해외 거래소들도 ESG 지수를 개발하거나 상장기업에 대한 ESG 정보공개 가이드 제공·교육 등을 실행하고 있다.
정 이사장은 “ESG 채권에 대한 정의, 기준 및 표준 발행절차 등을 포괄하는 ‘인증 기준’을 도입하겠다”며 “이미 도입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의 품질 개선 작업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상장기업의 환경·사회적 책임과 관련된 정보공개 방안도 단계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한국거래소는 국내 기업 가운데 탄소효율(배출탄소당 이익)이 높은 기업을 선정하는 ‘탄소효율지수’ 등 새로운 ESG 지수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한국거래소는 지난 8일부터 닷새 일정으로 중남미 지역 금융관계자를 초청해 ‘한국 자본시장 및 ESG 지수와 투자’를 주제로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국내 자본시장과 중남미 시장의 협력을 강화하고 ESG 관련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한편 정 이사장은 최근 일본의 ‘무역보복’과 관련해 “우리나라 증시에서 일본계 자금은 13조원 정도로,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아 일본자금 동향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여러 보복 이슈가 확산·장기화돼 증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