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와 차를 바꿔 타기를 여러 번, 한국에서 떠난 지 36시간 후에야 밟을 수 있었던 땅 우간다 키지란품비 그리고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그곳에 심으러 간 3개의 사랑의 씨앗.
먼저 매일 아이들이 수업시간도 줄여가며 무거운 물동이를 지고 걸어야 하는 현지 상황에 가장 필요한 우물 파기 프로젝트가 곳곳에서 진행됐습니다. 학교와 마을 가까이에서 공사를 시작한 현장들을 보며 이곳을 통해 마시게 될 물이 예수님의 생명수가 되길 기도했습니다. 이들의 육체적인 목마름뿐 아니라 영적인 갈증도 해소해주길 간절히 축복했습니다.
학교 교실 건축 사업도 함께 진행됐습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만물을 탐구하고 알아가며 꿈을 키워갈 배움의 장. 교실 건축을 기뻐하면서 뛰어나와 미소로, 손짓·발짓으로 우리를 반기는 학생들과 함께 춤을 추던 그 순간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특별히 나의 마음을 설렘으로 가득 채운 어느 학교의 이름. 공립학교인데도 이름이 ‘하나님이 공급하시는 학교’였습니다. 할렐루야! 아이들이 먹고 마실 것에 그치지 않고, 지혜의 근본이신 하나님께서 이들이 지식을 통해 왕이신 하나님을 깨달을 수 있도록, 그리고 이 땅에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공급해주실 하나님의 사랑에 벅차 한동안 감사의 찬양을 올렸습니다.
가장 많은 눈물과 기도로 심은 마지막 씨앗. 월드비전을 통해 소개받은 17세 미혼모 로즈메리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부터 마음 깊은 곳에 ‘주여’가 계속 터져 나왔습니다. 에이즈로 일찍 돌아가신 부모님, 다리가 굽어서 거동조차 쉽지 않아 기어서 다닐 수밖에 없는 장애가 있는 소녀 로즈메리에 남겨진 3명의 동생, 그리고 괴한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해 힘겹게 낳은 사내아이 사이먼.
아무도 일을 맡겨주지 않아 가끔 이웃집의 농사일을 돕고 카사바(고구마와 비슷) 한두 개로 5명이 하루를 버티며 생활하는 아이들. 로즈메리는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도 수요일과 주일마다 (보통 사람들의 20분 거리에 있는) 왕복 6시간을 기어서 간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다고 합니다. 그녀의 삶을 보면서 과연 우리는 신령과 진정으로 하나님을 예배하고 있는가 돌아보게 됐습니다.
그녀의 집을 방문해보니 문도 없고, 바람만 겨우 피할 수 있는 한 평 남짓한 비좁은 공간이었습니다. 함께 방문한 선교팀의 마음에 하나님께서 감동을 주셔서 집을 교회 가까이에 다시 짓기로 했습니다. 미리 준비해 간 맞춤용 휠체어를 보고 환하게 웃는 로즈메리의 얼굴에서 다시 학교에 다닐 수 있다는 소망이 보여 모두 함께 감사의 찬양을 올렸습니다.
우리는 로즈메리와 이별하기 전 함께 다리의 회복을 위해 뜨겁게 기도했습니다. 로즈메리는 절반이 넘게 다리가 펴지자 “한 번도 일어설 수 있을 거라고 생각도 하지 못했는데 이제 일어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어요”라고 말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죠. 우리가 그 가정에 남기고 온 다른 어떤 것보다 로즈메리가 갖게 된 하나님을 향한 기대와 소망의 씨앗이 머지않아 그 땅에 풍성한 열매로 나타날 것을 믿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시 126:5)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눈물의 기도로 뿌린 사랑의 씨앗들이 삼십 배, 육십 배, 백 배의 열매를 맺기까지 우리는 기도로, 물질로, 헌신으로 끊임없이 물을 주는 농부의 모습을 잃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정훈 여수 여천교회 목사
◇꿈이 이루어지는 여천교회는 1952년 전남 여수 여천지역에 제일 먼저 세워진 교회입니다. 99년 7월 정훈 담임목사님께서 부임한 이래로 화목한 교회, 예배의 기쁨이 넘치는 교회, 영혼을 구원하는 교회, 인재를 양성하는 교회가 되기 위한 분명한 사명을 갖고 지금까지 건강한 교회로 성장해왔습니다. 교회 내 기관과 부서로는 200여개 조직된 구역이 있으며 7개의 주일학교, 15개 남녀 선교회, 9개 찬양대, 5개 중보기도팀, 5개 전도팀과 라파성수련원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