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북한 권력 서열 10위권 내로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제1부부장은 8일 김일성 주석 사망 25주기 중앙추모대회에서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과 함께 주석단 앞줄에 앉아 한층 높아진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과시했다.
조선중앙TV가 방영한 추모대회 영상을 보면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 좌측으로 박봉주 국무위 부위원장, 리만건 당 정치국 위원, 리수용 당 부위원장에 이어 4번째에 자리했다. 일반적으로 김 위원장에 가까울수록 권력 서열이 높은 것으로 간주된다. 주석단에서 김 위원장 좌우 6~7번째 자리까지는 당·정 고위직 간부가 앉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 위원장 우측에는 최룡해 상임위원장과 김재룡 내각총리, 박광호·김평해 당 부위원장이 앉았다.
주석단 앞줄 배치를 보면 김 제1부부장의 권력 서열은 9위에 해당한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 제1부부장이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정치국 위원으로 지위가 오른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김 위원장의 가족이 아닌 정치적 파트너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앞서 국가정보원도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김 제1부부장이 최 상임위원장이나 리수용 부위원장과 같은 반열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날 김 위원장은 당·정·군 간부들과 함께 김일성 주석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조선중앙TV는 김 위원장의 참배 소식을 전하면서 정오 추모 사이렌에 맞춰 묵념하는 평양 시민들의 모습도 방영했다. 김 주석 기일에 평양 시민들이 추모 묵념을 한 것은 2014년 20주기 이후 처음이다.
북한 매체들은 김 주석 25주기를 맞아 추모 분위기를 조성하고 경제강국 건설에 매진할 것을 독려했다. 노동신문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유훈을 철저히 관철해 주체조선의 존엄과 강성번영의 기상을 힘있게 떨치자’는 제목의 사설을 냈다. 노동신문은 “자력갱생의 위력으로 위대한 수령님들의 존함으로 빛나는 사회주의조선의 눈부신 역사를 써나가야 한다”며 “오늘의 경제건설 대진군은 위대한 수령님들의 애국 염원, 강국 염원을 실현하기 위한 성스럽고도 보람찬 투쟁”이라고 주장했다.
‘우리민족끼리’ ‘조선의 오늘’ ‘메아리’ 등 선전 매체들도 김 주석 25주기 관련 기사와 추모 수필을 게재하면서 자주통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